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우리 당이 예산안과 법률안의 새누리당 연계 전술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했다는 점을 무겁게 느낀다. 국회선진화법을 탓하기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민생예산’을 확보하려는 목표가 충분히 달성돼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내년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대결에서 패배했음을 인정하는 발언이다.
이 원내대표는 “3~5세 무상보육 국가책임을 이번 예산에 가장 중요한 의제로 삼았던 당의 목표는 이뤄지지 못했다. 한 푼도 3~5세 무상보육에 편성되지 못한 이번 민생파탄 예산에 향후 발생할 보육 대란의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여당에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정부여당에 화살을 돌렸다.
3일 새벽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된 내년도 예산안에 재래식변기 교체 등 학교시설 개선과 누리과정 지방교육채 이자 지원용으로 3000억원이 목적 예비비 형태로 편성됐는데, 이를 누리과정 예산으로 인정할 수 없고, 야당은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3000억원은 지난해 편성액 5064억원보다 2000억원 가량 줄어든 규모다.
이 원내대표는 “대부분의 시·도 교육감들이 이런 상태에서는 구걸하듯이 작년 5000억, 그 이하 수준에 3~5세 무상보육 예산을 편성해서는 쟁점이 흐려진다는 간곡한 말씀을 들었다. 그래서 한 푼도 이곳에 배정하지 않았다”며 “비록 정치적 대의와 민심의 우위에도 힘의 정치를 넘어서지 못했지만, 우리 당은 누리과정 중앙정부 완전책임제 실현을 총선 공약으로 걸고 국민의 지지를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내년 새해부터 이뤄질 보육대란에 맞서서 많은 우리 당과 입장을 같이하시는 교육감님들과 보육대란을 걱정하는 국민들, 학부모들, 보육교사들과 보육정책 공약을 파기한 무모한 새누리당, 박근혜 정부와 총선공약을 놓고 싸우겠다. 국가책임을 방기한 보육대란을 방치한 새누리당 정부에게 잘못됐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입장 전환을 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예산과 법안을 연계해 야당을 압박한 새누리당에 대해 단호하게 맞서겠다고 선언했다. 이 원내대표는 “어제 2016년 예산안을 처리하면서 1교시를 치룬 수험생과 같은 심정이다. 예상했던 것보다 문제는 난해했다. 그러나 첫 번째 시험이 잘못됐다고 붙들고 있으면 다음도 피해를 보지 않는가. 2, 3, 4 교시가 남아 있다. 남은 시간은 아주 다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원내대표는 “향후 정국운영과 관련해 정부여당이 우리 당과의 합의를 번복하거나 축소시키려 한다면 단호하게 맞서겠다. 대여 관계를 다르게 설정하겠다. 한·중 FTA 비준 과정에서 합의한 1조원 규모의 농어촌상생기금 조성을 두고 재계 일각이 반발하자,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과도했다면 조율해야 되지 않겠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것은 합의사항 이행의 시작부터 번복하겠다는 불명확한 태도”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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