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박원순 前 비서 성추행 폭로…"4년간 성추행, 숨 막혔다"(종합)

故 박 시장 前 비서 측, 오후 2시 입장 발표
"위력에 의한 성폭력…4년간 지속" 폭로
2차 가해에 대한 추가 고소장 제출 완료
  • 등록 2020-07-13 오후 5:09:18

    수정 2020-07-13 오후 11:55:34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 비서 A씨 측이 A씨가 비서직을 수행하는 4년 동안 지속적인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A씨의 변호인과 A씨를 지원하는 한국성폭력상담소·한국여성의전화 두 단체는 13일 오후 2시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4년간 위력에 의한 성폭력이 지속 이어져 왔다”고 폭로했다.

13일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교육관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서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가 발언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 변호사는 “박 시장이 집무실에서 셀카를 찍자며 A씨에 신체 접촉을 했고, A씨의 멍든 무릎을 보고 박 시장이 입술을 접촉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집무실 안에 내실로 불러 안아달라고 하거나 밤늦게 음란한 문자를 전송하는 등 성적으로 괴롭혔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성폭력특례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강제추행 등을 적시해 지난 8일 서울지방경철청에 고소장을 제출하고 1차 진술조사를 진행했다”면서 “이후 9일 오후부터 박 시장이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고 사건 경위를 설명했다.

A씨가 서울시 측에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이에 상응하는 조치는 없었다고 전해졌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A씨가 피해 사실을 서울시 내부에 알리고 도움을 요청했으나, 내부에서 ‘시장은 그럴 사람이 아니다’라며 시장의 단순한 실수로 치부했다”고 말했다.

고 박원순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 A씨가 박 시장으로부터 받았다는 비밀 메시지방(사진=이용성 기자)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은 A씨가 직접 적은 입장문을 대독했다. 입장문에 따르면 A씨는 “더 좋은 세상에서 살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꿨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A씨는 “박 시장이 대한민국에서 법의 심판을 받고, 인간적인 사과를 받고 싶었다”며 “보통의 일상과 안전을 온전히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의 죽음으로 접수된 A씨의 사건은 ‘공소권 없음’ 결론이 나 더 이상 형사 고소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 소장은 “진상 규명 없이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면서 “피해자 비난이 만연한 현 상황에서 사건의 실체를 정확히 밝히는 것은 피해자의 인권 회복의 첫걸음”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정부와 국회, 정당은 피해자의 호소를 외면하지 말고 책임 있는 행보를 위한 계획을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A씨 측은 2차 가해에 대한 추가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 부소장은 “‘피해자의 신상을 색출하겠다’, ‘피해자에게 책임을 묻겠다’ 등의 이야기들이 굉장히 많이 나와 2차 가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박 시장이 지난 9일 새벽 청와대 통보로 피소 사실을 알게됐다’는 언론 보도는 사실무근이라고 이날 해명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13일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청와대는 관련 내용을 통보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아울러 피해 호소인의 고통과 두려움을 헤아려 피해 호소인을 비난하는 2차 가해를 중단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강 대변인은 또 “피해 호소인과 그 가족이 조속히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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