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과 관련 시민사회계가 일제히 애도를 표했다. 반면 여성계는 박 시장이 성추행으로 고소당한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박원순 시장 유서 (사진=서울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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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는 10일 성명문을 통해 “황망하고 안타까운 소식에 슬픔과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며 “박 시장은 서울시장 이전 오랜 시간 시민운동을 개척하고 영역을 확장시킨 활동가였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박 시장은 참여연대 운동의 토대를 굳건히 세우고 다양한 시민운동 영역에서 한국사회의 개혁과 혁신을 위해 헌신했다”며 “고인과 함께 한 시간을 기억하겠다”고 언급했다.
아름다운재단 역시 박 시장의 명복을 빌었다. 재단은 “박원순 전 총괄 상임이사의 비보에 큰 슬픔을 느낀다”라며 “2000년 8월 아름다운재단을 설립한 박 시장은 나눔에 척박하던 한국사회에 새로운 기부문화의 장을 열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사회에 고인께서 남기신 나눔의 유산을 오랫동안 기억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여성단체는 박 시장이 성추행으로 고소당한 사건의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박 시장의 전 비서는 지난 8일 경찰에 박 시장으로부터 지속적인 성추행을 당했다며 박 시장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해당 비서는 2017년 이후 성추행을 계속해서 당했고, 메신저를 통해 부적절한 사진을 여러차례 보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시장이 사망하면서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이 종결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여성의전화는 “박 시장의 성추행 피소 이후, 또다시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편에 선 우리 사회의 일면에 분노한다”며 “피해자의 신변을 궁금해 하는 사람들, 진실을 밝히고자 했을 뿐인 피해자의 용기를 의심하는 사람들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단체는 “피해자가 바라왔던 대로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고, 그가 안전하게 일상으로 복귀할 때까지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10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박 시장은 이날 0시 1분께 삼청각 인근 산 속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유류품 가방, 물통 1개가 발견됐다. 당국에 따르면 인명구조견은 먼저 유류품을 발견하고 그 근처에서 박 시장을 발견했다. 앞서 박 시장의 딸은 9일 오후 5시 17분께 ‘4~5시간 전에 아버지가 이상한 말을 하고 나갔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다’며 112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추적에 나선 경찰과 소방당국은 박 시장의 휴대전화 번호 최종 기지국이 서울 성북구 관내로 확인돼 해당 일대를 수색했고 자정을 넘겨 박 시장을 발견했다.
박 시장의 시신은 현재 서울대병원에 안치돼 있다. 장례는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치러진다.
서울시 관계자는 “조문을 원하는 직원과 일반 시민들을 위해 서울시청사 앞쪽에 분향소를 설치할 것”이라며 “장례기간은 5일장으로, 발인은 13일로 정해졌다”고 말했다. 시민 조문에 대해서는 “청사 앞에 이날 중 분향소를 설치하면 11일 오전 11시부터 조문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