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된 정책에 엇갈린 시장, 흔들리는 투자자
1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전날 코스닥지수는 2002년 4월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900포인트를 넘어섰다. 다만 지수는 그동안 상승세에 대한 부담이 작용하면서 하루만인 이날 880선까지 후퇴했다. 전날 가상화폐 시장은 코스닥과 정반대로 크게 폭락하면서 대부분 가상화폐 가격이 지난달 초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날 코스닥시장과 가상화폐 시장이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인 것은 정부의 확고한 정책 의지가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코스닥시장에 대해서는 강력한 부양책을 내놓았다. 지난 11일 발표한 ‘코스닥 활성화 대책’에는 그동안 증시에서 소외받던 중소기업의 상장 규정 완화와 기관의 자금 유입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반대로 가상화폐 시장은 초강력 억제책을 내놓았다.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조치까지 언급하면서 강력한 규제를 예고하고 나선 것이다.
코스닥, 가상화폐 폭락에 수급 ‘어부지리?’
코스닥과 가상화폐의 엇갈린 행보와 관련해 두 시장의 수급이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를 입증하는 정확한 수치나 데이터는 부재한 상황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코스닥과 가상화폐의 수급 연관성이 아주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정확한 연결고리를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언급했다. 그는 “가상화폐 투자는 학생이나 주부, 직장인할 것 없이 다양하게 투자가 이뤄졌는데 이들이 원래 주식투자자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다만 조달자금이 가계 예산 내에서 집행된 만큼 가상화폐 시장이 없었다면 코스닥 호재에 주식시장이 더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코스닥 활성화 정책으로 오히려 정부가 버블을 만드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한다. ‘셀트리온 3형제’로 대표되는 바이오주(株)가 시가총액 상위권을 점령한 상황에서 정부의 정책이 이 같은 쏠림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것. 한 증권사 연구원은 “바이오에서 IT 등 다른 종목으로 순환매가 돌아야 하는데 바이오에 강베팅이 여전히 많다”면서 “우량 벤처회사나 기술주에 자본을 조달하고 기업 가치를 높여 순기능을 확대시키겠다는 당초 취지에서는 아직까지 거꾸로 가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