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유럽재래식무기감축조약 탈퇴…나토 "조약 공식 중단" 선언

유럽재래식무기감축조약, 냉전 시대 말
러와 서방 군사동맹이 맺은 군축 협정
러시아의 공식 탈퇴로 나토도 중단 선언
  • 등록 2023-11-07 오후 9:25:16

    수정 2023-11-07 오후 9:25:16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러시아가 7일(현지시간) 유럽재래식무기감축조약(이하 CFE)에서 공식 탈퇴했다. 이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도 이날 러시아의 탈퇴에 따라 CFE가 공식 중단됐다고 선언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0시를 기해 러시아의 CFE 탈퇴 절차가 완료됐다”며 “이에 따라 2007년 우리나라로 인해 효력이 중단된 이 조약은 마침내 우리에게 역사가 됐다”고 밝혔다. 또 “오늘부로 러시아와 나토 회원국의 어떤 군축 협정도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CFE는 냉전 말기인 1990년 11월 나토 16개국과 소련 주도의 바르샤바조약기구(WPO) 14개국간에 체결한 재래식 전력 감축조약이다. 재래식 전력의 보유 상한선을 정해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파괴 또는 민수전용 등의 방법으로 감축을 실시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2007년 이 조약이 자국 군사력만 제한하고 나토 확장에 이용되고 있다며 참여 중단을 선언했고 2015년에는 CFE 합동자문그룹에서도 탈퇴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환영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9월 13일 연회를 마련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사진이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5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CFE 파기 법령에 서명하기도 했지만, 법적으로는 계속 조약의 당사국으로 남아 있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2일 모든 핵실험을 금지하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도 취소하며 소련 시절인 1990년 이후 30여년 만의 핵실험 가능성을 열어뒀다.

러시아는 미국이 나토를 확대함으로써 조약상 제약을 피해가고 있고, 최근 핀란드의 나토 가입과 스웨덴의 가입 신청으로 조약이 유명무실해졌다는 입장이다.

러시아 외무부는 “러시아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고 유럽의 군사 안보를 보장하려는 시도는 이를 주도한 사람들에게 어떤 이로운 결과를 안기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새로운 상황에 맞지 않는 오래된 협정에 집착하는 시도 역시 실패할 운명이며 무기 통제 분야 협력 메커니즘이 붕괴할 위험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나토는 “동맹국은 조약을 준수하고 러시아는 준수하지 않는 상황은 지속 불가능하다”며 “국제법상 권리에 따라 필요한 기간 CFE의 효력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나토 동맹국이 지지하는 결정”이라며 동맹국들이 “군사적 위협을 줄이고 오해와 갈등을 예방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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