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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계류 중인 시리아인 망명 신청은 4만7270건이다. 이번 결정이 이미 허가된 망명 자격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시리아 정세가 명확히 평가될 때까지 망명 신청을 처리하지 않을 방침이다. 낸시 페저 독일 내무장관은 “현재로서 시리아 상황이 매우 혼란스러워 귀환의 구체적 가능성을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리아에서는 권위주의 정권이 반군에 무너지면서 내전 종식의 기대가 크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가족과 함께 러시아로 망명했으며, 아사드 정권의 퇴임 총리는 반군이 수도를 점령한 지 하루 만에 정권을 넘기기로 합의했다. 이후 아사드 정권 축출 소식에 반군과 민간인들이 궁전을 약탈하며 환호했고, 수천명의 정치범이 감옥에서 석방됐다.
그러나 시리아 주요 반군 중에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많고 아직 서로 적대적인 세력도 있어 내전이 실제로 끝날지 민주적인 정권이 출범할지 미지수다. CNN은 “미국이 해외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이슬람 무장 세력인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이 반군을 이끌고 정권을 장악할 예정이어서 전쟁으로 황폐해진 시리아의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짚었다.
이어 이탈리아를 비롯해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그리스, 스위스 정부도 시리아 피란민의 망명 절차를 중단하기로 했다. 노르웨이 이민 당국은 시리아인의 망명 신청이 현재로서는 거부되거나 승인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스트리아는 이미 허가한 망명 자격도 다시 검토하겠다고 했다. 그리스는 약 9000명의 시리아 피란민의 망명 신청을 중단했다고 정부 고위 소식통이 로이터에 전했다. 프랑스 역시 조만간 같은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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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국가들은 시리아를 폭압 통치해온 아사드 정권의 붕괴를 환영하는 한편, 피란민 망명에 있어선 갑작스럽게 이뤄진 아사드 정권의 붕괴로 인한 불확실성을 표면상 이유로 내세우고 실제론 이민규제를 강화할 확실한 명분으로 삼는 모양새다.
유럽 각국 우파 진영은 시리아 피란민을 하루빨리 고국으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독일 중도보수 야당인 기독민주당(CDU)의 옌스 슈판 원내부대표는 시리아행 전세기를 띄우고 정착비용으로 1000유로(약 151만원)씩 지급하자고 제안했다.
유럽연합(EU)은 당장 난민 귀환 조건이 갖춰지지는 않았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시리아 재건 과정은 길고 복잡할 것이며 모든 당사자가 건설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