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로 기대를 모았던 LIG넥스원이 공모주 청약에서 쓴맛을 맛봤다. 방산 비리 관련 압수수색 등 악재가 겹치며 투자자들의 마음을 얻는 데 실패한 것으로 해석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2일부터 이틀간 실시한 LIG넥스원의 일반투자자 공모청약 최종 경쟁률이 4.74대1로 집계됐다.
증권사별로는 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이 5.15대 1로 가장 높았고 공동 대표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3.87대 1, 인수단으로 참여한 하나금융투자가 2.89대 1을 각각 기록했다. 청약증거금도 2491억원에 그쳤다. 앞서 공모가는 7만6000원으로 결정된 바 있다.
LIG넥스원은 1998년 설립된 방위산업체로 금성정밀공업을 모태로 하고 있다. 2004년
LG이노텍(011070) 방위산업부문에서 분리, LG그룹에서 독립했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육·해·공 전 분야의 무기체계에 대한 통합솔루션을 제공하며 첨단 정밀전자 기술을 기반으로 정밀유도무기, 감시정찰무기, 지휘통신무기 등을 개발, 생산하고 있다.
당초 지난 9~10일 청약을 거쳐 이달 중 상장하려 했으나 ‘방산 비리’ 악재를 맞았다. 육군에 국산 대전차 미사일 ‘현궁’ 불량무기 납품 의혹으로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의 압수수색이 받으면서 증권신고서를 대폭 수정하고 내달 상장으로 일정을 바꿨다. 지난 14일에는 관련 의혹으로 수사를 받던 연구원 김모씨가 3차 검찰 소환을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실제 투자자들이 예상보다 공모가가 높게 책정된 것이 저조한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원인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하반기 들어 증시가 침체에 빠지면서 공모주 투자 열기가 한풀 꺾였다고는 해도 회사 규모와 관심도를 고려하면 상당히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한 셈이다. 이달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를 제외하고 공모 투자를 진행한 제너셈 등 5개사의 평균 경쟁률은 497.97대 1이었다. LIG넥스원은 내달 2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