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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실적 부진에 속앓이를 했던 두산건설도 회복세가 시작된 부동산 경기 영향에 건설부문 성적이 개선됐다. 올해 상반기 전체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지만, 2분기 들어서는 건설부문 원가율 하락과 미분양 아파트 감소 등 향후 기대감을 갖게 하는 성적을 냈다.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올해 초 세운 연간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개선 뚜렷
두산건설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다소 증가하는 등 개선된 흐름을 보였다. 상반기 매출은 1조1119억원, 영업이익 557억원, 당기순손실 486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11.8%나 증가한 성적이다. 하지만 매출은 6.2% 줄고, 당기순손실도 68억원에서 큰 폭으로 확대되는 등 오히려 나빠졌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영업이익은 1분기부터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금융 비용과 지분법 이익 감소 등으로 당기순이익 손실이 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1분기에 비해 2분기 성적은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2분기 매출은 5935억원, 영업이익 324억원으로 당초 계획한 매출 5700억원, 영업이익 250억원을 웃도는 성적이다. 인건비 등 판관비 감소와 주택 관련 대손충당금 환입으로 영업이익률은 5.5%를 달성했다. 당기순이익은 239억원으로 손실을 냈지만, 이는 호반고속철도 담합 혐의에 따른 과징금 144억원을 선반영한 결과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건축·토목분야에서 실적 회복세를 보인 점이다. 2분기 기준 건설부문 원가율은 민자사업 비중 증가 등으로 개선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포인트 내려갔다. 지속적인 차입금 감축 노력으로 이자 비용은 작년 동기 대비 20%나 감소(412억→329억원)하며 실적 호조에 영향을 줬다.
부동산 경기 회복으로 미분양 아파트도 빠르게 줄고 있다. 지난해 2분기 1586가구에 이르던 미분양 아파트는 2분기 현재 939가구로 대폭 줄었다. 부채비율도 전년도 219%에서 2분기 현재 155%로 낮아졌고, 순차입금은 1조6000억원 규모에서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최원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두산건설은 2분기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올려 하반기에 대한 기대감을 더 높였다”며 “대규모 충당금이 지난해 말부터 환입 추세로 전환되면서 원가율이 낮아지는 등 안정적인 구조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목표 달성 ‘무난’ 예상
하반기 전망은 더 밝은 편이다. 회사 측은 올 한해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2% 정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업이익도 올 한해 목표인 1300억원 가운데 상반기에만 557억원을 달성했다. 증권가에서는 28일 발표하는 3분기 실적도 상반기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 국내와 알제리, 사우디 등에서 기자재 분야 대형 수주 건이 집중돼 있어 연간 수주 목표는 무리없이 달성 가능한 상황이다. 또 10월 차입금 350억원을 갚아 올해 차입금 상환에 대한 부담이 없고 내년 봄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이 없어 추가적인 재무 이슈는 당분간 없는 상황이다.
HRSG(배열회수보일러) 부문에서는 올해 2월 수주한 1400억원 규모의 대만 퉁샤오 프로젝트가 하반기 매출로 반영될 예정이어서 상반기 대비 매출이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추가 신규 수주 건도 내년 상반기 반영될 예정이다.
특히 주식시장에선 양희선 두산건설 사장의 자사주 취득 등 책임경영 행보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그는 지난 15일과 16일 이틀에 거쳐 두산건설 주식 1만주를 주당 평균 1만174원씩 총 1억174만원 가량에 장내 매수했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도 두산건설 주식 2만5000주를 취득한 바 있다.
양희선 사장은 “2012년 이후 실적이 계속 좋아지고 있는데다 기자재 시장의 성장세도 이어지고 있는 만큼 책임있는 경영으로 재무구조 턴어라운드를 확고히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