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5시 예정된 개막식을 앞두고는 각계각층의 유명인사들이 줄을 이었고, 그랜드 볼륨 행사장 로비는 발디딜 틈이 없었다.
힐 차관보 특별세션 참석자 열의 ‘후끈’
먼저 200석을 꽉 채운 참석자들은 크리스토퍼 힐 전 미 국무부 차관보의 ‘남북통일과 동북아 3국의 화해와 협력’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으며 간간히 메모를 하기도 했다. 패트릭 존 라타 주한 뉴질랜드 대사는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의 세션은 매우 관심있게 들었다”며 “대사직을 하다보니 아시아 주요국가의 흐름을 많이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재훈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은 “힐 차관보는 한반도뿐 아니라 동북아 외교의 산증인이자 앞으로도 한반도 통일 문제에 관해 새로운 아이디어와 인사이트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인물”이라며 “그의 강의를 직접 들을 수 있어 매우 유익했다”고 소감을 전했다.특히 유 사장은 “예탁결제원이 속해있는 자본시장도 한반도 통일에 대비해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할 지 구상하는데도 도움이 됐다”며 “이데일리가 이런 자리를 마련해줘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이재권 안진회계법인 부대표는 “미국이 아프간이나 이라크 등 해외활동보다는 경기침체로 내수시장에 집중한다는 측면을 지적한 점이 인상에 남는다”면서도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안타깝지만 모두가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것 같다. 질문하는 시간이 짧아 아쉽다”고 말했다. 이 부대표는 “이렇게 저명한 사람이 오면 3명은 질문할 수 있도록 시간을 배려해줬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특별세션의 하이라이트는 ‘미친듯이 심플’ 저자이자 애플 스티브 잡스의 절친인 켄 시걸이었다. 켄 시걸은 유머를 겸한 ‘단순함(Simplicity)의 힘’ 강연으로 청중들의 열띤 반응을 이끌었다. 켄 시걸 강연이 끝나고 맞은 커피 브레이크땐 수십명의 청중들이 그를 둘러싸며 즉석 사인회가 열리기도 했다. 켄 시걸은 팬심을 드러낸 청중들과 셀카를 찍기도 하는 등 격의없이 소통했다.
영혼을 치유하는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의 강연도 들으며 열의를 보인 켄 시걸. 그는 “그녀는 나를 매우 감정적으로 만들었고, 이번 기회로 그녀의 음악을 찾아듣고 싶어졌다”며 “한국을 처음 방문했는데, 풍경이 매우 아름답게 느껴져 인상이 깊었다”고 말했다. 자신이 맡은 세션에 대해선 “많은 것을 성취한 우리 사회가 너무 복잡해지는데 좀더 단순히 생각해보는 심플함에 대해 얘기할 것”이라며 “길러드 호주 총리 등과 많은 연사들이 참여해 국제적 시각과 견해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박지혜씨의 바이올린 공연은 더할 나위없이 좋았지만, 다소 짧은 강연시간에 아쉬움이 남았다. 채정민(21, 서울시립대 국사학과)은 “원래 클래식을 좋아해 연주가 특히 좋았다. 동요 3곡을 편곡한 게 인상적”이라며“다만 연주에 비해 말하는 시간이 짧았던 거 같아 아쉽다. 음악을 매개로 소통한다는 의미는 잘 전달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진념 전총리·박원순 시장 유명인사 줄이어
많은 VIP들이 개막식 전 일찌감치 세계전략포럼 행사장을 찾아 담소를 나눴다. 진념 전 경제부총리, 박원순 서울시장, 추경호 기획재정부 1차관,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박병원 은행연합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추미애 새정치민주연합의원, 전광우 전 금융위원장, 이배용 한국학연구원장, 박창명 병무청장, 한진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 나승일 교육부 차관, 고윤화 기상청장, 정재훈 산업기술진흥원장,허원제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 등 30여명이 자리를 빛냈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각계 각층의 리더들은 600여명에 달했다.
줄리아 길러드 전 호주 총리는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은 가능한가’를 주제로 한 기조연설을 통해 “경제성장과 복지 사이의 공존은 한국내 정치담론의 중요한 주제이고 당면한 과제”라며 “경제성장과 복지 확대의 선순환은 분명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기조연설에 이어 마련된 특별공연에선 특별세션 연사로 나서기도 했던 박지혜 바이올리니스트가 신비스런 보랏빛 한복을 입고 나와 다양한 변주로 재해석된 아리랑을 선물하기도 했다. 환영만찬에서는 추미애 의원과 홍일표 의원이 건배제의를 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세계전략포럼의 첫날 일정을 순조롭게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