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반달가슴곰 19마리, 위치추적 안 돼…“추적기 훼손”

지리산 서식 89마리 중 38마리, 야생서 태어난 개체
배터리 수명 2년이지만…포획 등 교체작업 어려워
초기 목표인 ‘최소존속 개체군’ 50마리는 초과 달성
이용우 “피해 예방 위한 교육 강화…설비 준비해야”
  • 등록 2024-10-17 오후 7:07:45

    수정 2024-10-17 오후 7:07:45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위치추적기가 부착된 야생 반달가슴곰 중 57마리는 현재 위치를 파악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들이 지리산에서 태어난 멸종위기종 1급인 반달가슴곰 새끼에게 주사를 놓고 있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015년 3월 28일 조사에서 새로 태어난 반달가슴곰 새끼는 모두 5마리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진=환경부)
1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환경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리산 등에 사는 반달가슴곰 89마리 중 위치추적기가 부착돼 작동 중인 개체는 32마리다.

나머지 반달가슴곰 중 19마리는 위치추적기가 부착됐었지만 배터리가 떨어져 작동하지 않거나 추적기가 훼손돼 탈락한 상황이다.

또 지리산에 서식하는 89마리 중 38마리는 복원 사업으로 방사된 개체들이 야생에서 낳은 새끼들로 위치추적기가 부착된 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반달가슴곰 위치추적기의 배터리 수명이 2년밖에 되지 않고 곰이 추적기를 뜯는 등 훼손될 여지가 있지만 교체 작업이 어렵다는 점이다. 곰을 포획하는 작업이 사실상 쉽지 않아 주기적으로 위치추적기를 바꿔 달 수 없는 것이다.

동시에 야생에서 태어난 반달가슴곰 개체 수가 증가하며 곰이 사고로 죽거나 피해를 일으키는 사건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2005년부터 올해까지 죽은 반달가슴곰 중 11마리는 올무에 걸리는 등 사고로 숨졌으며 반달가슴곰이 피해를 유발해 보험으로 처리된 건수는 588건, 보상액은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10억 2800여만원(572건)으로 집계됐다.

국립공원공단은 배상책임보험을 통해 손해를 보상하고 있는데 반달가슴곰이 벌꿀, 과수, 기물 등을 훼손해 보상이 이뤄진 사례는 매년 30여건, 5400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자연은 인간과 동물이 함께 쓰는 것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야생동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할 수 있게 시민을 대상으로 교육을 강화하고 예방설비를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20주년을 맞은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은 초기 목표였던 ‘최소 존속 개체군’에 해당하는 50마리는 초과 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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