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 대사와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선임보좌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한미 양국 협상팀은 서울 동대문구 한국국방연구원에서 5차 회의를 진행했다. 이는 연말 크리스마스 연휴 등을 고려했을 때 사실상 올해 마지막 협상인 셈이다.
이에 외교부는 “이번 회의를 통해 우리측은 SMA 틀 내에서 협의가 이루어져야 하며, 한미동맹과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공평하고 합리적이며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가 도출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측은 여러 사안에 대한 입장 차이 속에서도 많은 논의를 통해 상호 이해의 폭을 넓혀 가고 있으며,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 도출을 위해 긴밀한 협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차기 회의는 내년 1월 중 미국에서 개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상호 이해의 폭을 넓혀 가고 있다”는 설명은 어느 정도 입장 차를 좁혀가고 있음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3차 회의에서 미국의 일방적인 협상장 이탈과 결렬 선언으로 한차례 위기감이 조성되기도 했지만 협의를 거듭하면서 서로에 대한 신뢰와 이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특히 최근 우리 정부가 미군기지 환수에 따른 정화비용을 부담하고 호르무즈 해협 파병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일련의 행보들이 SMA틀 밖에서의 방위비 기여도를 강조하면서 협상의 레버리지를 높이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9차 협상의 경우에도 이듬해 6월이 되어서야 비로소 방위비 분담금이 집행됐지만, 국회 비준 처리와 이행약정 체결 일정 등 기술적인 문제에 따른 지연으로 미측이 발생 비용을 부담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이번 협상의 경우 미국이 상상을 초월하는 거액의 분담금을 한국에 요구하고 있고 협상 타결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는 만큼, 미측이 협상 압박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에 주한미군노조 측은 임금을 받지 못하더라도 일하겠다는 의사를 주한미군사령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