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형환 장관 "미국으로 원유도입선 다변화해야"

석유업계 CEO 만나 美 원유수입 확대 요청
업계 "수송여건 개선, 한-멕시코 FTA부터 체결돼야"
  • 등록 2016-12-12 오후 7:05:15

    수정 2016-12-12 오후 7:05:15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 쪽으로 원유 수입을 늘리는 방안을 주장하고 나섰다. 미국이 석유·가스 개발을 늘리면서 수출을 확대하려는 상황에서 중동에만 수입을 의존하지 말자는 주장이다.

주형환 장관은 1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GS칼텍스 허진수 회장, SK인천석유화학 이재환 사장, 현대오일뱅크 문종박 사장, 한화토탈 김희철 사장을 만나 원유 도입선 확대, 수출선 다변화 등 석유업계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주 장관은 “국내 석유업계가 미국의 화석에너지 개발 확대, 규제 완화 등 환경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며 “석유안보 강화, 가격 안정, 아시아 프리미엄 해소 등을 위해 원유 도입선을 다변화하는 기회로 이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 장관은 “중국·인도네시아 등의 정제설비 확충, 중국의 품질강화 등으로 역내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석유제품의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수출선을 다변화하는 노력을 강화해달라”고 당부했다.

국내에 연간 수입되는 원유 10억 배럴(작년 말 기준) 중 사우디아라비아가 30%, 쿠웨이트가 14%, 이라크가 12%로 중동산이 절반을 넘는다. 미국은 0.3%에 불과하다. 현재 중동 산유국들은 한국에 북미·유럽보다 원유를 비싸게 판매하는 바가지 요금(아시아 프리미엄)을 부과하고 있다.

업계는 미국으로부터 원유 수입을 늘리려면 정부가 수송 여건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는 멕시코만 원유를 미국 서부 쪽 항만을 통해 직수입하는 게 아니라 인도양을 거쳐 수입하기 때문에 수송 거리가 멀고 운송비가 비싼 상황이다.

허진수 GS칼텍스 회장은 “정부가 미국과 협의해 수송 여건을 개선해 줄 경우 미국과의 협력 확대 방안을 관심 있게 검토하겠다”며 “원유 도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 중인 한-멕시코 FTA를 조속히 체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주 장관은 “석유업계의 노력에 발맞춰 멕시코, 중미 등과 FTA를 체결하고 원유 도입선 다변화 및 수출여건 개선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사진=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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