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최전방 나서는 오너들..과감한 투자 신속한 의사결정

최태원 회장, SK㈜ 등기이사..M&A 등 투자 탄력
SK네트웍스, 최신원 회장 합류로 신사업 구상 기대
구본준 부회장, LG화학 이사..배터리 등 시너지
세아그룹 3세들 나란히 등기이사 참여.."위기 돌파"
  • 등록 2016-02-25 오후 4:22:49

    수정 2016-02-25 오후 4:22:49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재계 오너들이 잇따라 새롭게 등기이사로 나서며 경영 최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저유가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올해도 어려운 사업환경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대로 지켜볼 수만은 없다는 판단에서다. 오너의 적극적인 경영 참여는 보다 빠르고 과감한 투자를 위한 필요조건이다.

(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신원 SKC 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25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년만에 그룹 지주사인 SK(034730)㈜ 사내이사로 복귀한다. SK㈜는 이날 이사회에서 최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등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결할 안건을 논의했다.

지난해 8월 사면복권 직후 총 46조원에 달하는 반도체 사업 투자 계획을 발표한 최 회장은 올해도 적지 않은 투자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바이오·제약 분야를 신성장 동력으로 선택한 SK㈜가 여러 글로벌 신약개발업체들을 인수·합병(M&A) 후보군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너의 등기임원 참여는 그룹의 M&A가 더욱 과감해질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SK그룹은 최 회장 복귀 이후 석달만에 CJ헬로비전(037560)과 OCI머티리얼즈 인수 등을 결정한 바 있다.

게다가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096770)이 올들어 미래 먹거리인 자동차 배터리 사업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이와 관련한 추가 투자나 글로벌 파트너링 성사도 기대된다.

최태원 회장의 사촌형인 최신원 SKC(011790) 회장은 그룹의 모태인 SK네트웍스(001740) 등기이사로 경영에 참여한다. 지난 1997년 SK네트웍스의 전신 선경을 떠난 지 19년만의 컴백이다. 주총 이후 이사회에서 최신원 회장이 SK네트웍스 대표이사에 오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작년 KT렌탈 인수 무산과 시내 면세점 특허권 박탈 등 불운에 눈물을 삼켜야 했던 SK네트웍스는 올해가 새로운 사업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골든타임이다. 최신원 회장의 승부수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동생 구본준 (주)LG(003550) 부회장은 LG화학(051910) 등기이사에 오른다. 그는 작년 11월부터 LG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을 맡아 LG전자(066570)의 전장부품,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등 그룹의 미래 먹거리 계획을 책임지고 있다.

특히 LG화학이 최근 농화학 사업과 전기차 배터리 등에 투자를 늘리고 있는 만큼 구 부회장의 합류는 신사업 전략을 본격화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에서도 오너의 등기임원 참여 움직임은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매출 기준 동국제강을 제치고 철강업계 3위로 올라선 세아그룹은 이주성 세아제강(003030) 전무와 이태성 세아베스틸(001430) 전무가 다음 달 주주총회에서 나란히 등기이사에 오른다.

고(故) 이종덕 창업주의 손자로 동갑내기 사촌지간인 두 사람은 지난 2014년 말에도 함께 전무로 승진한 바 있다. 올해 현대제철과의 특수강 경쟁이 본격화되고 글로벌 강관 시장의 불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30대 두 오너 3세의 활약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산업계 전체가 어려운 시기를 만난 가운데 오너들이 경영 최전선에 나서서 위기를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며 “투자 결정도 더 과감하고 신속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주성(왼쪽) 세아제강 전무와 이태성 세아홀딩스 및 세아베스틸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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