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재검표도 바이든 勝…그래도 트럼프는 "내가 이겼다"

조지아주 '바이든 승리' 재인증에…트럼프 "내가 두 번 이겼다" 또 불복
28년 만에 '공화당 텃밭' 내준 데 대한 실망감…내달 상원 결선투표 의식
일각 '연말 마러라고로 간 뒤 백악관 복귀 않을 것' 관측…재뿌리기 도모?
  • 등록 2020-12-08 오후 4:28:40

    수정 2020-12-08 오후 4:28:40

사진=AFP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의 ‘대선 불복’ 핵심 주(州)인 조지아주가 조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재인증했다. 그간 트럼프 측의 부정선거 주장에 대해 ‘근거 없다’고 다시 한 번 분명히 한 셈이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대선에서) 두 번 이겼다”며 불복 의지를 이어갔다. 누가 미 상원을 장악할지를 판가름할 ‘결선투표’를 한 달 앞두고 일종의 ‘여론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각에선 트럼프가 연말 연휴 자신의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 간 뒤 백악관에 복귀하지 않는 등 불복 의사를 굽히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내년 1월20일 바이든 취임식 때 ‘2024년 대선출마’를 선언하는 대대적인 행사를 펴 재 뿌리기에 나서는 등 후일을 도모하기 위한 ‘지지층 결집’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오는 이유다.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브래드 래펜스퍼거 조지아주 국무장관은 이날 회견에서 “대선이 치러진 지 34일이 지났다. 합법적인 투표를 세 번 개표했고 결과는 변함이 없다”며 약 1만2000표 차이의 바이든 승리를 재확인했다. 앞서 주 연방판사는 트럼프 측이 지난 4일 ‘바이든 승리’ 인증을 무효화해 달라는 소송을 기각한 바 있다. 공화당 소속인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와 래펜스퍼거 국무장관도 5일 선거 결과를 뒤집어달라는 트럼프의 요구에 대해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입법부를 이용하는 건 위헌”이라는 취지의 반발 성명을 냈었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진행한 대통령훈장 ‘자유의 메달’ 수여식에서 “정치에서 나는 두 번 이겼다. 2대 0이다. 꽤 좋은 것”이라며 “우리는 그것이 어떻게 밝혀질지 볼 것”이라고 했다. 더 나아가 자신이 대선에서 이겼다는 주장을 반복하며 “조만간 큰일이 벌어질 것”이라고도 했다. AP 통신은 “트럼프가 대선 승리라는 거짓말을 위해 행사를 활용했다”고 썼다.

이처럼 트럼프가 불복 의지를 거듭 내비친 배경에는 공화당 텃밭인 조지아에서 28년 만에 민주당 대선후보에게 승리를 내준 데 대한 실망감의 표출일 공산이 크다. 내달(내년 1월) 5일 상원의 향방을 가를 결선투표가 치러지는 것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대선과 함께 치러진 상원 선거에선 전체 100석 중 공화당이 50석, 민주당이 48석을 각각 확보한 상태다. 공화당으로선 2석 모두를 민주당에 내주면 소수당으로 전락하는 만큼 이번 결선투표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트럼프에게 상원 장악은 퇴임 후 든든한 방패막이가 하나 더 생기는 셈이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이에 그치지 않고 바이든 행정부의 정당성에 ‘흠집’을 내기 위한 재 뿌리기에 나설 공산이 크다. CNN방송은 이날 백악관 관계자들을 인용해 “트럼프의 일정이 연말 마러라고 리조트 방문을 마지막으로 비어 있는 상태”라며 남은 재임 기간 백악관에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선 바이든 취임식 날 대형 ‘불복집회’를 열거나 2024년 대선 재출마를 선언하는 등의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다만, CNN은 “아직은 구상 단계 수준”이라고 전했다.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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