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디지털 권리장전 발표할 것…한-미 AI 파트너십 체결”

뉴욕 디지털 비전 포럼 참석…디지털 심화시대 방향성 제시
자유와 권리 보장·공정한 접근 등 5대 원칙 밝혀
우리에 유리한 표준 제작 중요…주요국에 공유
韓연구진-뉴욕대, AI 강국 간 연대 기반 구축
  • 등록 2023-09-21 오후 11:39:21

    수정 2023-09-22 오전 6:13:22

[뉴욕=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디지털 심화시대에 새로운 질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뉴욕구상’을 제안한 지 1년 만에 새 디지털 질서의 기본방향을 제시하는 ‘디지털 권리장전’의 기본 원칙을 21일 발표했다. 또 ‘한-미 인공지능(AI) 디지털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체결함으로써 우리 정부와 연구기관,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AI 산업을 선도하고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뉴욕대학교에서 열린 ‘뉴욕 디지털 비전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尹 “AI 신뢰·안전에 대한 글로벌 우려 존재”

제78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뉴욕대에서 열린 ‘뉴욕 디지털 비전 포럼’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챗GPT(대화 전문 인공지능 챗봇)를 필두로 한 생성형 AI의 등장은 삶의 편의와 산업의 생산성을 높여주었지만, 한편으로 AI의 신뢰와 안전에 대한 글로벌 차원의 우려도 있다”면서 “이처럼 디지털 심화로 나타나는 실존적 위험은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문제다. 디지털은 국경이 없고, 연결성과 즉시성을 갖고 있기에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보편적 디지털 질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정확히 1년 전 이 자리에서 뉴욕구상을 통해 디지털 심화 시대의 새로운 디지털 질서가 필요하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며 “이후 다보스 포럼과 하버드대학, 파리 소르본대학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석학들과 다양한 기업인들, 미래 세대들을 만나 새로운 디지털 질서에 대해 논의해 왔다. 이러한 논의 결과와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는 대한민국의 경험과 철학을 담은 디지털 권리장전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 권리장전은 국제사회가 함께 미래 디지털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한 5대 원칙을 담은 헌장으로, 디지털 심화 시대에 방향성을 제시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는 게 윤 대통령 설명이다.

5대 원칙은 △자유와 권리의 보장 △공정한 접근과 기회의 균등 △안전과 신뢰의 확보 △디지털 혁신의 촉진 △인류 후생의 증진이다.

윤 대통령은 “디지털 권리장전을 통해 만들어 갈 미래사회는 디지털 향유권이 인간의 보편적 권리로 보장되어 누구나 그 혜택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사회”라고 설명했다.

최근 유럽연합(EU), 미국, 중국 등 주요국들이 각기 다른 수준과 방식으로 디지털 규범 정립에 접근하는 등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룰 세팅에 앞장서면서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표준을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전날 뉴욕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정부는 디지털 권리장전을 조만간 발표하고 국제 사회의 공감대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미국, 영국 등 주요국과 UN(국제연합),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등 국제기구에도 이를 공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韓, 5년 간 450억 투자…글로벌 시장 선도 발판

윤 대통령은 이날 한국 연구진과 뉴욕대와의 파트너십을 통한 AI 강국 간 연대 기반 구축안도 밝혔다. 한국 연구진으로는 카이스트,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소프트웨어산업협회 3개 기관이 참여한다.

윤 대통령은 “오늘 뉴욕대와 함께 우리나라의 연구진들과 기업들이 AI 분야에서 협력 MOU(양해각서)를 체결한다”면서 “AI와 디지털은 그 자체로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한편, 다른 기술이나 산업과 결합해 맞춤형 부가가치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반 기술로서 그 중요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또한 “오늘 맺은 MOU는 뉴욕대와의 연대를 더욱 공고히 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협력 분야를 확대하여 양국의 연구자들과 기업들이 자유로이 혁신을 이루고, 글로벌로 함께 뻗어나가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는 미국, 중국과 함께 현재 초거대 AI 산업 생태계를 갖춘 3대 강국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따라서 이번에 체결된 한-미 AI 디지털 비즈니스 파트너십은 AI 강국인 한국과 미국이 AI 분야에서 인력 양성부터 연구개발, 사업화까지 전주기에 걸친 협력의 통로를 마련했다는 의미를 가진다.

최 수석은 “뉴욕은 자본, 기업, 인재들이 모여 있는 도시로 테크 스타트업 생태계 규모가 1470억 달러에 달하는 등 실리콘밸리에 비견되는 미국 동부 지역의 IT 중심지”라면서 “뉴욕의 금융 창업 인프라와 뉴욕대의 연구역량이 잘 결합한다면 바이오 분야의 보스턴 클러스터와 같은 맨해튼 클러스터가 구축돼 전 세계 AI 분야를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이 맨해튼 클러스터를 만들어가는 초기과정부터 동반자가 되기로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파트너십을 체결한 한국 3개 기관과 뉴욕대는 AI 융합연구를 추진할 계획으로, 우리나라가 5년 간 총 450억원을 투자하고 미국 측이 상응하는 매칭을 할 계획”이라며 “또 AI 디지털 분야 석·박사급 우수 학생을 선발해 뉴욕대의 커리큘럼을 통해 교육하고 공동 프로젝트에 참여함으로써 글로벌 인재로 육성할 계획이다. 국내 스타트업이 뉴욕대에 상주하면서 현지진출 컨설팅, 합작법인 설립 등을 지원해 비즈니스 협력 기회를 제공하고, 북미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함께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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