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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 연속 연고점 뚫은 환율, 1270원대까지 치솟아
28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265.20원) 대비 7.30원 오른 127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6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이다. 이날 환율은 개장 전 나온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환율 상승 경계 발언과 당국 개입 경계에 전일 종가 대비 0.20원 하락한 1265원에 시작해 장 초반 1~2원 안팎의 낙폭을 보이며 1260원대에서 등락하다가 엔화와 위안화 약세, 달러화 강세에 연동되며 점차 상승폭을 키웠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는 5거래일 연속 고점을 경신해 2020년 3월 23일(1282.50원) 이후 최고치이며, 종가 기준으로는 3월 19일(1285.7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개장 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제58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서 외환시장과 관련해 “금주 들어 원·달러 환율 오름세가 빠른 상황인데 정부는 급격한 시장 쏠림이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고 필요한 경우 시장 안정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말하며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달러화 강세로 쏠린 롱(달러 매수) 심리를 꺾지 못했다.
20년만 최악의 엔저, 추락하는 위안화…亞 통화 약세 지속
반면, 일본 중앙은행(BOJ)과 중국 인민은행(PBOC)도 경기 둔화를 방어하기 위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하면서 엔화, 위안화가 큰 폭의 약세 흐름을 이어가면서 원화에도 절하 압력을 가했다. 일본은행은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고 10년물 국채를 0.25% 금리로 무제한 매입하는 정책 연장을 결정했다. 단기금리 -0.1% 동결, 장기금리 지표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수준을 유지하는 기존 정책을 이어갔다. 이런 여파로 엔화는 2002년 4월 이후 처음으로 달러당 130엔까지 치솟으며 달러·엔 환율 130선이 20년만에 깨졌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오후 3시반께 전일 대비 1.24% 급등한 130.10엔에 거래되며 엔화가 2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 흐름도 이어졌다. 코스피 지수는 기관의 매수 우위에 전일 대비 1.08% 오르긴 했지만 외국인 투자자는 400억원 가량 팔면서 6거래일 연속 순매도 흐름을 이어갔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2500억원 팔고 기관도 480억원 가량 매도하면서 지수는 0.45% 하락 마감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이번주 내내 외환당국이 구두개입, 실개입 물량을 적극 풀면서 환율 상승 속도를 제어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엔화, 위안화가 줄줄이 깨지고 달러화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서방 국가들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지정학적 리스크 마저 커지자 초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이날도 장 초반 실 개입, 네고가 조금 나오면서 눌리는 듯 했지만 오후들어 상승폭은 오히려 더 커졌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오버슈팅 분위기를 잡을 재료가 딱히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에서 집계된 거래 규모는 110억2900만달러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