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뜨는데 블록체인 소외?···신원증명부터 바우처까지 생활 파고든다

과기정통부, '블록체인 진흥주간X웹3 컨퍼런스' 개최
운전면허증 대신하고, 19금 성인 물품 구매도 가능
전문가들 "AI 시대 맞아 신뢰성 갖춘 불록체인 중요"
  • 등록 2024-11-27 오후 4:57:46

    수정 2024-11-27 오후 6:22:11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종이도 필요없고 빠릅니다. 안전하게 신원을 확인해 바우처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토큰으로 매장에서 결제할 수 있습니다.”

2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한 ‘블록체인 진흥주간X웹3 컨퍼런스’ 전시부스에서는 내년부터 일상 생활에서 활용될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미리 체험해 볼 수 있었다. 행사장에서 만난 씨씨미디어서비스 관계자는 “한국은행과 예금 토큰에 바우처 기능을 부여하는 시험사업을 진행해 기존 복잡한 정산절차나 부정수급과 같은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라온시큐어 부스에 설치된 모바일신분증인증 자판기를 활용하면 휴대폰으로 QR코드를 찍어 신원을 인증하고, 무인판매기에서 생년월일만 보내 성인용 물품 구매도 할 수 있다. 또 다른 부스에서는 대학교에서 받는 상장들을 쉽게 조회하거나 검증할 수 있는 서비스 설명이 한창이다. 박민기 엔에프타임 대표는 “카카오톡으로 쉽게 발급받고 관리할 수 있어 대학생들이 관심이 많다”이라며 “블록체인 기반으로 안전하게 이력을 검증하고, 저렴하게 발행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2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한 ‘블록체인 진흥주간X웹3 컨퍼런스’ 패널토론에서 전문가들이 발언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사용자가 통제 가능한 확실한 신원 증명 기술

이날 열린 컨퍼런스에서 전문가들은 분산신원증명부터 취업지원서비스 등 생활속에 파고드는 ‘디지털 빅체인저’ 기술로서 블록체인에 대해 주목했다. 기존 웹의 한계를 없애고,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조 강연을 맡은 다니엘 버넷 전기전자공학협회 산업표준기술기구(IEEE ISTO) 대표는 블록체인 기반 분산신원증명(DID)과 자격검증(VC)이 신원증명 문제 극복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기존 URL, 로그인 정보 체제에서는 중앙집중식 등록기관이 필요한데다 사용자가 정보를 직접 통제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중국에서 구글을 사용하면 국가에서 통제하는 것처럼 사용자가 아닌 허가 기관에서 정보를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신원확인을 위해 운전면허증을 제시할 때 생년월일부터 외관 등 각종 정보를 알려줘야 한다는 점에서 개인정보가 누출될 우려도 있다.

블록체인은 이러한 문제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분산신원증명이라는 블록체인의 특성을 적용해 이미 해외 각국에서도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미국 국토안보부는 영주권자에 대한 신원인증을 하고 있다. 부탄에서는 디지털 거래에 필요한 신원 인증에 활용하고 있다. 특히 검증기관 없이 암호화된 증명값 생성 등의 기술을 적용해 탈중앙화, 영구성, 사용자의 식별과 관리 등이 가능하도록 발전하면서 기술에 대한 신뢰성을 더하고 있는 추세다.

다니엘 버넷 대표는 “기존 신원증명 체제에서는 서비스 기관이 정보를 최대한 수집하고, 필요하지 않은 정보까지 알려줘야 한다”며 “분산신원 증명과 자격 검증을 통해 탈중앙화 체계가 구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인판매기에서 성인인증(왼쪽)을 하거나 정부 바우처를 용도에 맞춰 빠르게 전달할 수 있다.(사진=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강진군 공공비축미 매입 플랫폼에도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됐다.(사진=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AI와 결합해 신뢰 가능 기술로

블록체인은 인공지능(AI) 시대에 더 효과적인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김종환 블로코 대표는 이날 강연에서 “웹에서는 정보를 복제하거나 거짓정보를 확산하기 쉽다”며 “블록체인을 적용하면 로맨스캠과 같은 기존 웹 문제를 해결하고, AI와 결합해 신원 인증을 보다 정확하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장점으로 디지털 배지, 모바일 신분증 등으로 응용분야를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생성형AI와 같은 거대인공지능 모델이 각각의 제품에 들어가면서 개인비서화(AI에이전트)되면서 AI와의 접점도 커지고 있다. 콘텐츠를 만들고 추론 능력도 갖춘 모델이 자동차, 가전, PC 등에 보급되면서 신뢰 가능한 신원 증명과 데이터 취급 관점에서 관련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센터장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오픈AI 등이 최신 모델을 출시했거나 출시할 예정이며, AI에이전트가 진화하면서 사람들과 더 밀착하고 신뢰 가능한 시스템 구축 측면에서 블록체인 기술과의 접점도 커졌다”며 “생성형AI가 검증된게 코딩인 만큼 기존 블록체인 기술에 필요한 문서작성, 번역과 같은 측면에서 생산성을 높여주고, 기술 진보를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부처 관계자들도 내년도 예산은 삭감됐지만 디지털 기술에서 블록체인은 핵심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정부는 내년도 블록체인 관련 지원 사업 예산을 약 210억원 삭감하면서 블록체인 산업이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이상중 한국인터넷진흥원장은 “디지털 심화시대에 블록체인은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며 “블록체인의 효용성을 알리고, 실제 가치를 체감하는 성공사례를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엄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관은 “블록체인 기술은 국민이 이해하기 어려운 기술이지만 국민이 디지털 혜택을 누리고, 균등한 기회를 주는 사회를 구현하는데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며 “소상공인, 스타트업, 창작에게 기회가 될 것이고, 디지털 바우처 실증이 추진되면서 실생활에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과기정통부도 관련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 진출하고, 서비스를 확산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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