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을 우리편으로"..상생 경쟁 나선 KT·SKT

SK텔레콤, 케이블과 상생안 마련 위한 협의 들어가
KT가 제시한 케이블상생안에 대응될만한 결론 나올지 '주목'
  • 등록 2016-09-12 오후 5:46:04

    수정 2016-09-13 오전 9:24:14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KT(030200)가 내놓은 유료방송 상생안에 당사자인 케이블TV 업계가 시큰둥한 가운데 SK텔레콤이 케이블 업계와 상생 협의에 나섰다.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 무산 후 소원해진 케이블TV 업계와의 관계를 개선하고 이들을 우군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케이블TV와 상생 놓고 붙은 SKT와 KT

케이블TV SO(케이블 사업자) 마케팅 임원과 SK텔레콤 관계자들이 12일 오후 SK텔레콤 T타워에서 상생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 케이블TV 측은 SK텔레콤 내 대리점에서도 케이블TV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안을 요구했다. SK텔레콤의 무선 상품에 케이블TV 상품을 결합하는 형태다. 유무선 결합 상품 경쟁력이 떨어지는 케이블TV 업계가 통신사 요구했던 사항이다.

그러나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합의할 부분이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케이블 업계 관계자는 “결합상품과 관련해 케이블 업계는 동일한 입장으로 이번에도 같은 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케이블TV 서비스에 대한 원가가 각 SO별로 동일하지 않아 (대리점 판매를 위한) 상품 구성을 당장 하기 힘들다”며 “하지만 케이블 업계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긍정적으로 결론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업계는 이번 회동을 KT에 대한 견제구로 해석했다. KT가 최근 케이블 상생안을 내놓는 등 케이블에 대한 ‘러브콜’을 보내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실제 KT는 지난 31일 제출한 유료방송 발전 방안에서 케이블TV와 공동 광고 판매·방영, 하이브리드 셋톱박스 추진 등을 포함했다. 무선 분야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의 결합상품 판매 중지에 대한 의견도 미래부에 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이를 두고 “개별 SO 측면에서 KT의 제안이 어느 정도 실용성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결국은 SO들이 SK텔레콤에 넘어가지 않게 하려는 예방적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해석했다.

KT는 지속적으로 케이블TV 업계와 상생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의 결합상품 판매 금지에 대해서도 케이블TV 업계가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다.

시큰둥한 케이블..“결합상품에 답있다”

문제는 케이블TV 업계가 SK텔레콤과 KT의 제안에 시큰둥하다는 점이다. 케이블TV 업계가 요구해왔던 유무선 결합상품 개선책에 대해 통신사들이 소극적이라는 이유다. 공동 광고 판매나 하이브리드 셋톱박스는 부가적인 서비스일뿐 케이블TV 업계를 살리는 것과 관련성이 적다는 얘기다. 설령 SK텔레콤의 결합판매가 금지되도 국내 최대 유료방송 사업자인 KT의 힘만 키워줄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케이블 업계는 KT의 상생안에 대해서도 비판하고 있다. 이중 하나가 하이브리드 셋톱박스다. 하이브리드 셋톱박스는 아날로그 케이블TV 가입자를 위한 서비스로, 실시간 TV는 케이블이, 다시보기(VOD)는 KT가 한다는 내용이다. 케이블TV 가입자의 편익을 높여준다는 취지다. 하지만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케이블 서비스가 있는 상황에서 VOD를 대신 판매해준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고 말했다.

케이블TV협회 관계자는 “정부 일각에서는 SO 간 M&A를 적극 장려하고 있지만 (결합상품 부재로) 케이블TV 업계 경쟁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1위와 2위가 합쳐진들 소용이 없다”며 “결합상품 판매를 한시적으로라도 금지하거나, 통신사 대리점에서도 케이블TV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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