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쌍끌이 대선행보로 대세론 확산

호헌 대 개헌 구도 돌파 나서, 1월중 권력구조 등 개헌안 제안
사회개혁 정책행보도 벌여, 5일 권력기관 적폐청산 방안 제시
  • 등록 2017-01-05 오후 4:58:27

    수정 2017-01-05 오후 4:58:27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새해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밖에서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기록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월초부터 쌍끌이 대선 행보에 나섰다. 1000만 촛불민심에 부응하기 위해 적폐 청산과 사회대개혁을 위한 정책행보에 나선데 이어 대선 전 개헌에 반대하며 소극적으로 임해왔던 개헌에 대해 로드맵을 제시하며 개헌까지도 ‘문재인 프레임’으로 끌고 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지지율 경쟁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완전히 따돌린 후 대세론을 확산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문 전 대표는 4일 경남 창원 경남도의회를 방문해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다음 정부 초반에 개헌을 하는 것이 순리”라며 “2018년 6월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제안해 국민의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내용과 동일하다. 국민의당은 개헌을 즉각 추진하되 조기대선이 치러지면 2018년 6월 지방선거 때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치자는 안을 당론으로 확정했다. 개헌논의에 대해 소극적이었던 문 전 대표가 국회 개헌특위 가동과 함께 개헌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문 전 대표측 “개헌문제도 문재인 프레임으로 가져와야” = 그동안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여야 개헌론자들은 개헌에 부정적인 문 전 대표를 기득권과 패권을 지키려는 호헌론자로 몰아붙이며 개헌세력이 결집해 촛불민심이 요구하는 새로운 체제를 건설하자고 주장해왔다. 문 전 대표 입장에서 대선을 앞둔 정국이 개헌을 고리로 ‘호헌 대 개헌’, ‘기득권 패권세력 대 개혁세력’으로 짜이는 것은 부담이다. 눈앞에 다가온 정권교체와 집권이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다.

개헌 일정표 제시는 ‘호헌 대 개헌’ 구도를 깨기 위한 전략이다. 한발 더 나아가 개헌안에 담을 권력구조 형태나 국민 기본권 강화 및 분권 내용도 검토중이다. 이미 문 전 대표는 자문그룹과 함께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중심으로 한 권력구조 형태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법률안 제출권과 예산 편성권이 없는 미국식의 순수 대통령제를 염두에 두고 검토했다고 한다. 문 전 대표 측근은 “개헌안 내용에 대해서도 정리할 필요가 있다. 개헌문제도 문 전 대표 프레임으로 가져와야 한다. 1월중 권력구조 형태 등 구체적인 개헌안을 제시할 것이다. 다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10일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 주최 경제 토론회 개최 = 사회대개혁을 위한 정책행보는 5일 첫발을 뗐다. 문 전 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권력적폐 청산을 위한 긴급좌담회’ 기조연설을 통해 “이게 나라냐는 탄식의 근본 원인은 국가권력 사유화로 인한 국가시스템 붕괴”라며 “그 중심에 청와대와 검찰, 국정원이 있다”고 꼬집었다. 문 전 대표는 “촛불국민의 명령을 받들어 부패하고 불의한 권력기관부터 대수술해야 무너진 공직기강을 다시 확립하고 제대로 된 나라로 갈 수 있다”며 청와대와 검찰, 국정원에 대한 개혁방안을 제시했다.

구체적인 권력적폐 청산 방안으로, 대통령 집무실의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이전, 청와대 인사추천실명제 도입 및 경호실 폐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검찰의 수사권-기소권 분리, 경찰 수사권 보장과 자치경찰 도입, 국정원 수사권 폐지와 해외안보정보원으로 개편 등을 내놓았다. 문 전 대표는 “저항이 크고 험난한 과정이 될 것이지만 해내겠다.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는 일에 타협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0일에는 문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이 주최하는 경제 관련 토론회가 열린다. 촛불민심이 요구하는 재벌체제 개혁과 포용적 성장에 대한 문 전 대표의 정책구상이 발표될 예정이다. 이후에도 사회대개혁 프로그램을 발표하는 정책행보가 예정돼있다. 이를 통해 촛불민심이 요구하는 사회대개혁, 변화에 대한 의지가 누구보다 강하고 어려운 난국을 가장 잘 헤쳐 나갈 수 있는 준비된 후보라는 것을 부각시킨다는 복안이다. 문 전 대표 측근은 “좌담회 등은 촛불민심이 원하는 사회개혁 프로그램을 문 전 대표가 정책구상으로 밝히는 자리다. 준비되는 대로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가장 잘 준비된 후보라는 것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권력적폐청산’을 외치다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권력적폐 청산’을 위한 긴급좌담회에서 청와대, 검찰, 국정원의 적폐청산과 대개혁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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