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재현 “개헌하면 탄핵심판과 관계없이 대통령 퇴진”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백재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인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가 드러난데 대해, “1987년 헌법 체제로는 더 이상 대한민국을 끌고 갈 수 없다는 국민적 목소리가 가장 클 때, 개헌이 시대정신이 되었을 때가 바로 개헌의 적기다. 그 적기가 지금”이라고 강조했다.

백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30세 청년에게 맞지 않은 옷’을 입히면 여기저기가 뜯어져 헤진 옷이 될 수밖에 없다. 1987년 개정이후 내년이면 30돌을 맞은 현행 헌법이 그렇다”며 이같이 밝혔다. 백 의원은 “21세기 대한민국에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계속 입혀놓으니 대한민국호(號)의 여기저기에서 누수가 일어나고 있다. ‘87년 헌법체제’는 직선제와 민주화라는 국민의 열망으로 태어났지만, 더 이상 권력 독점을 막아내지 못하는 체제이기도 하다”고 꼬집었다. 법치가 아닌 대통령의 인치에 의존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백 의원은 “이제라도 권력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개헌이 필요하다. 개헌은 정치적 · 정파적 · 계산적인 관점으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이 체제로는 더 이상 대한민국을 끌고 갈 수 없다는 국민적 목소리가 가장 클 때가 개헌의 적기”라며 국회 차원의 개헌 추진을 제안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몸통으로 떠오른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와 별도로 제왕적 대통령제, 87년 체제를 개혁하기 위한 개헌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백 의원은 “복잡한 현 시국에서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 → 대통령 권한대행체제 → 국회의 개헌의결 및 국민투표 → 조기대선’으로 추진하는 것이 향후 대통령의 결정이나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일정과 관계없이 ‘국민 대다수가 바라는 대통령 퇴진의 길’을 열 수 있다”고 했다. 임기단축 조항을 담은 개헌이 탄핵심판과 상관없이 박 대통령의 퇴진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얘기이다.

백 의원은 “(개헌은) 국민들이 더 이상 피흘리지 않고, 자손들이 두 어깨를 펴고 살 수 있는 분권국가로 대개조할 수 있는 명예혁명의 길이기도 하다”며 “조속히 개헌특위를 만들어 곧바로 개헌검토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