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러 전투기 격추…국제적 IS 공습 공조 힘 잃을까

美·러시아 군사 공조 한계 드러나
'적과 아군' 구분도 어려워진 중동사태
  • 등록 2015-11-25 오후 3:46:31

    수정 2015-11-25 오후 3:46:31

터키군이 공개한 비행추적 자료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터키 공군이 시리아 접경에서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해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프랑스 정상들이 터키를 옹호하고 나섰다. 파리 테러 사건을 계기로 이슬람국가(IS)라는 ‘공공의 적’을 만났던 러시아와 미국이 결국은 입장차를 확인하면서 국제사회의 군사 공조 움직임에 `빨간불`이 켜졌다.

터키군 총사령부는 24일(현지시간) 격추한 러시아 전투기가 터키 영공을 침범한 증거인 비행추적 자료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 수호이(Su)-24 전투기 2대가 이날 오전 9시24분 터키 남부 하타이 주 야일라다으 지역 영공을 지나갔다. 터키군은 국적이 확인되지 않은 전투기에 5분 동안 10차례 경고했으나 무시함에 따라 교전수칙에 따라 대응했다고 밝혔다.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투기가 터키에 위협을 주지 않았고 국경에서 4㎞ 떨어진 시리아 영토에서 격추됐다며 러시아와 터키의 관계에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미국과 프랑스 정상은 이번 사건의 책임이 러시아에 있다고 주장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러시아 전투기가 터키 및 여러 국가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시리아) 온건 반군을 추격하다가 터키 국경을 가깝게 나는 바람에 이런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만일 러시아가 그 에너지를 IS에 쏟는다면 그런 갈등이나 실수, 긴장 고조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4일 미국 백악관에서 올랑드 대통령(왼쪽)과 오바마 대통령(오른쪽)이 손을 잡고 있다. (사진=AFPBBnews)
시리아에 대해 각기 다른 노선을 택했던 미국과 러시아가 파리 연쇄테러를 계기로 IS라는 ‘공공의 적’에 대응하게 됐지만, 결국 공조를 맞추는데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시리아 정부군과 여러 반군, IS 등이 얽혀 ‘적과 아군’의 구분조차 쉽지 않아진 중동사태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시리아 반군을 지원한 미국과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해온 러시아는 최근 대형 테러 사건 이후 정부군, 반군 가를 것 없이 IS에 총구를 겨누기 시작했다. 그러나 얼마가지 못해 ‘테러와의 전쟁’을 기치로 뭉치려던 국제사회의 ‘반(反) IS 동맹’이 동력을 잃고, 난민과 테러의 근원인 시리아 사태의 해법 마련도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사태로 “시리아 사태의 외교적 돌파구 마련이 힘들어졌다”며 “프랑스와 미국은 러시아 여객기 테러로 인해 러시아가 IS 격퇴를 우선순위에 놓길 바랐지만 이제 이를 설득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 관련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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