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땅콩 회항’ 사태로 물의를 빚은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 제12형사부(오성우 부장판사)는 12일 항공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 전 부사장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운항 중인 비행기의 항로를 돌려 박창진 사무장을 내리게 한 일은 항로변경죄와 업무방해죄 등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 조 전 부사장이 박창진 사무장과 김모 승무원을 폭행하고, 이 사건을 은폐하려고 한 혐의 역시 모두 유죄로 봤다. 다만 공무집행방해 등 일부 혐의는 무죄 판결을 내렸다.
오성우 부장판사는 “피고인보다 박 사무장과 승무원 등 피해자들이 가진 고통의 무게가 크기에 실형을 선고한다”며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배려심이 있었다면 지금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전 부사장이 재판부에 제출한 반성문 등을 볼 때 피해자들에게 미안해 하고, 대한항공도 노력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 형량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을 축소·은폐하기 위해 박 사무장 등에게 허위진술을 강요하고 증거를 감추려했다는 혐의를 받아온 여모(58) 대한항공 객실승무본부 상무는 징역 8월이, 그에게 공무상 비밀인 국토부 조사보고서 등을 누설했다며 함께 기소된 김모(55) 국토부 항공안전감독관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