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도시건축관 용도 변경 추진에…건축업계 "퇴행 막아야" 반발

국내 최초 도시건축 분야 전시관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서울시, 용도 다변화 또는 축소·이전 등 검토 나서자
새건축사協 등 반발…"문화 경쟁력 깎아 내리는 일"
대한건축사協도 "예의주시"…김재록 회장 "市와 소통할 것"
  • 등록 2024-11-20 오후 4:06:37

    수정 2024-11-20 오후 6:39:14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서울시가 서울 중구 태평로에 위치한 국내 최초 도시건축 분야 전시관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용도를 변경하려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건축가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논란이 일자 서울시는 전면 용도 변경이 아닌 복합 지원시설로의 용도 다양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해명했지만, 건축업계는 사실상 폐쇄 수순 아니겠냐며 후속 대응 방안 논의에 돌입했다.

서울 중구 태평로에 위치한 서울도시건축전시관.(사진=터미널7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 홈페이지)


서울시는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 20일 설명자료를 내고 “접근성이 뛰어난 위치와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활성화하기 위해 건축에만 국한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복합지원시설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령 최근 급증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요에 대응, 서울 외 타지역의 관광자원을 소개하고 공익 목적의 전시나 교류 행사 등을 개최하는 등 시민이용시설로서의 활용도를 극대화하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새건축사협의회가 지난 19일 ‘서울도시건축전시관 폐쇄를 반대한다’는 제하의 성명서를 내놓은 데 따른 해명이다.

새건축사협의회는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서울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담고 있는 상징적 공간으로 2019년 건립 이후 60여건의 기획전시를 통해 건축과 도시문화를 널리 알리는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며 “이러한 공공건축물을 본래의 취지를 외면하고 지역특산물 등 단순 판매시설로 전환하려는 시도는 건축문화와 공공건축의 가치는 물론 서울의 문화적 경쟁력을 스스로 깎아내리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시는 새건축사협의회의 이같은 비판에 대해 도시건축을 알리는 본래의 용도는 유지한다는 해명을 내놓은 셈인데, 건축업계 반발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인 모양새다. 도시건축을 위한 전용 공간이 아닌 용도 다양화는 결국 폐쇄 수순이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서울시는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을 내년 종로구 돈의문박물관마을으로 축소·이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새건축사협의회 관계자는 “최근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전시관 등 도시건축 관련 공간을 만들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이 선례가 돼 왔는데, 서울시의 이번 방침은 이를 역행하는 것”이라며 “사회적 합의로 만들어져 성과를 내고 있는 공공건축물을 영속성 없이 단 5년 만에 용도 변경 또는 이전하려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향후 서울시의 행보에 따라 건축업계 반발은 더욱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새건축사협의회를 통해 각 건축사 회원들의 입장을 묻는 설문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대한건축사협회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서면서다.

김재록 대한건축사협회 회장은 이날 이데일리에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운영과 관련된 상황에 대해 대한건축사협회 역시 깊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며 “그동안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이 건축 문화와 공공의 이익 증진에 크게 기여해 온 만큼 관련 사안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며, 추후 서울시 등과 소통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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