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이라 기자]금융당국이 지난해 10월25일 사모펀드 활성화 방안을 내놓은 후 자산운용업계에는 날마다 새로운 선수가 등장하고 있다. 다양한 전략을 가진 신생 운용사들이 진입하면서 올해 들어서만 20% 가까이 오른 펀드도 나왔다. 높은 수익률에 시중자금이 몰리며 사모펀드 시장규모는 지난 6월 사상 처음으로 공모펀드 규모를 추월한 후 점점 차이를 벌리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우후죽순 생겨나는 사모펀드 전문 운용사들이 과연 몸집에 걸맞는 내실을 다지고 있는지를 우려한다. 특히 한미약품(128940) 사태에서 헤지펀드들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공매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모펀드 전문 운용사의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두 달새 13% ‘껑충’…다양한 전략으로 시장 선점
일정 요건을 갖춘 운용사가 등록 만으로도 사모펀드 전문 운용사 자격을 가질 수 있게 되면서 규제 완화 이전 13개였던 사모펀드 전문 운용사는 1년 사이 79개로 6배 이상 급증했다. 연말까지 100개도 바라보는 상황이다. 시장규모 또한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 244조원을 넘어섰다.
취약한 재무구조에 도덕성 논란까지 …금감원, 점검 돌입
사모펀드 시장이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내실 있는 성장을 위해 경쟁력 강화 노력과 금융당국의 지속적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설된 45개 자산운용사 중 절반 이상인 26개사가 분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사모펀드 전문 운용사들간 경쟁 심화로 시장진입 후 영업기간이 짧은 신설 자산운용사의 재무구조가 악화된 탓이다. 적자 자산운용사 비중은 2015년말 19.4%에서 올해 6월말 38.4%로 2배 가까이 늘었다. 태희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하반기에도 자산운용사 신설 증가세가 이어져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설 자산운용사들은 단기적 수익확보에 치중해 획일정 영업을 경쟁적으로 영위하기보다는 차별화된 운용철학을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신규펀드를 설계하고 운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한미약품의 늑장공시에 따른 불공정거래 수사 과정에서 일부 헤지펀드들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모펀드 전문 운용사들의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모펀드 전문 운용사들은 느슨한 규제와 내부통제 조직을 틈타 불법적 거래를 할 여지가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헤지펀드들은 주로 롱숏전략(오를 만한 주식은 사고(Long) 내릴 것 같은 종목은 공매도(Short)해 일정수익을 추구)을 사용하면서 공매도를 주로 이용하는 만큼 매니저 개개인의 도덕성과 촘촘한 내부통제조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얼마 전부터 테마별로 5개 내외의 사모펀드 전문 운용사들을 대상으로 정기검사를 진행 중이다. 류국현 금감원 자산운용국장은 “연초 계획했던 일정에 따라 사모펀드 전문 운용사의 내부 조직들이 법규에 맞게 운영되고 있는지, 내부통제 시스템은 잘 갖춰졌는지 등을 점검하고 있다”며 “우선 대표 운용사들을 점검한 후 문제가 있으면 점검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