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Untact·비대면)시대가 도래하면서 재택근무와 원격교육 등에 따른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파운드리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는 만큼 쌍두마차인 대만 TSMC와 삼성전자(005930)의 미세공정 기술 개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예정이다. 다만 바이든 신정부 출범에 따른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등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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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매출은 전년(600억 달러)보다 13.5% 증가한 682억달러(약 75조원)로 예상했다. 매출 규모는 △2021년 738억 달러 △2022년 805억 달러 △2023년 873억 달러 △2024년 944억 달러로 향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재택근무와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 보급 확대 등이 주된 원인이다. 현재 파운드리 시장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초호황으로 여겨지고 있다.
현재 파운드리 시장은 TSMC와 삼성전자 양강 구도가 펼쳐지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3.9%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7.4%로 2위를 기록 중이다.
TSMC는 미디어텍·엔비디아·퀄컴 등으로부터 수주한 최신 반도체도 5나노 이하 공정으로 내년부터 본격 생산에 착수할 전망이다. 5나노 공정 수주 덕에 TSMC는 내년에 점유율이 60%를 넘길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특히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120억달러를 투입해 5나노 공정 생산시설을 짓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자체 엑시노스 통합 칩 외에 퀄컴 스냅드래곤, 엔비디아 지포스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주가 이어지면서 내년에 5나노 생산여력을 확대해 맞불을 놓을 방침으로 전해진다. 전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TSMC에 맞서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설립한 파운드리 공장을 증설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최근 3나노 공정 개발과 양산 계획도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박재홍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협력사 개발자들과 행사에서 “2022년까지 3나노 양산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TSMC도 2022년 하반기 3나노 공정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심화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TSMC와 삼성전자의 주요 고객이 미국과 중국기업인 만큼 양사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바이든 당선인의 경제 정책인 바이든노믹스(Bidenomics)를 살펴보면 미국 우선주의와 대(對) 중국 압박 정책 기조가 트럼프 행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때문에 양사는 향후 미국과 중국 중 한 곳을 선택해야 할 수 있다. TSMC가 대만 기업인 만큼 범 중국으로 여겨질 경우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 아울러 미국이 자국 우선주의에 따라 자국 파운드리 기업인 글로벌파운드리를 밀어줄 경우 중·장기적으로 양사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
파운드리에 위탁생산을 맡기는 종합반도체·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간 경쟁 구도도 관건이다. 일례로 CPU시장에서 AMD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인텔이 자사 제품을 삼성전자에 위탁생산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AMD가 대만 TSMC와 거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시장은 승자승 원칙이 철저하게 적용되는 곳”이라며 “공정 초기에 수주하면 합격품 비율인 수율 개선이 빠른데다 가격 경쟁력에서도 앞설 수 있어 재수주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특성 때문에 삼성전자가 TSMC를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렵다”며 “하지만 삼성전자의 뛰어난 공정 능력을 고려했을 때 중·장기적으로는 해볼만하다”고 전했다. 이어 “모바일에서 클라우드 시대로 전환되고 있는 것도 삼성전자에게 유리한 점이다. 클라우드시장에는 모바일과 달리 삼성전자의 경쟁자보다 협력자가 훨씬 많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