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국전력(015760),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전력 사용량이 7820만kW에 달해 전력예비율이 9.3%(728.4만kW)로 떨어졌다. 전력 사용량은 역대 최대치였다. 전력예비율은 최근 2년 만에 처음으로 한 자릿수로 낮아졌다. 지난해 전력 사용량이 많았던 8월 7일 전력예비율(16.5%)보다도 급감한 수준이다. 전력예비율은 예비 전력량을 수치로 표현한 것으로 산업통상자원부는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해 필요한 ‘최소예비율’을 15%로 보고 있다. 전력예비율이 최소예비율에도 못 미친 셈이다.
앞서 지난달 27일 전력 사용량(7282만kW)도 역대 6월 중 사상 최대치였다. 연도별 6월 최대 전력사용량은 2014년(6980만kW)과 2015년(6988만kW)은 비슷했다. 올해는 예년보다 전력 사용량이 급격히 상승하는 추세다.
한전 “8월 비상단계 가능성” Vs 산업부 “문제 없어”
이는 잇따른 찜통 더위로 냉방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서울은 올여름 최고기온(33.4℃)을 기록했다. 이익종 전력거래소 수급운영팀장은 “예비율이 일요일에는 올라갔다가 평일에는 떨어지는 게 반복되는 양상”이라며 “추후에 용도별 사용량을 봐야겠지만 주택용보다는 소규모 공장 등 산업용, 빌딩 등 일반용 냉방수요가 늘어 예비율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예비율은 일요일이었던 지난 3일(33.1%), 지난 10일(20%)엔 올랐다가 다음날부턴 급격히 떨어졌다.
비상단계는 예비력이 500만kW 미만 상태를 뜻한다. 전력거래소의 전력시장 운영규칙에 따르면 예비력이 500만kW 미만으로 떨어지면 ‘준비’(400만~500만kW), ‘관심’(300만~400만kW), ‘주의’(200만~300만kW), ‘경계’(100만~200만kW), ‘심각’(100만kW) 영역으로 나눠 전력수급 경보가 발령된다. 현재는 700만kW대 이상, 10% 전후 예비율이다. 예비율이 5% 이하로 급감하면 비상단계로 ‘블랙아웃’ 우려가 있다.
업계선 ‘정부 관리소홀’, 누진제로 ‘전기료폭탄’ 우려
하지만 전력업계 관계자는 “2011년 당시 블랙아웃 사태가 터진 건 순간 전력 사용량이 급격히 상승했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걱정할 상황이 아니지만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밀려오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전망했다. 정부의 ‘관리소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블랙아웃 사태 이듬 해엔 대대적인 절약 캠페인, 단속이 벌어졌다”며 “불과 몇 년이 흘렀는데 상점에서 문 열어놓고 에어컨 틀고 있어도 단속하는 건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선 ‘전기료 폭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주택용 전기료는 누진제가 적용돼 사용량이 급증하면 소비자가 ‘전기료 폭탄’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산업부는 작년과 달리 올해는 여름철 한시적 전기료 할인제를 시행하지 않고 주택용 누진제 개편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주형환 장관은 “(에너지 신산업 투자 등을 고려해 현 수준대로) 적정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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