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초 충돌·선채 결함·선장의 운영 미숙 등 사고 원인 추측
해양경찰과 전문가들은 세월호 사고가 기상 악화 등에 따른 자연 재해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 당시 병풍도 해상에는 해무가 있었지만 운항에는 큰 지장이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진도군 관계자는 “사고 당시 병풍도 앞바다에 파도가 거세거나 바람이 세게 불지 않았고 시계가 몇 백m는 됐다”고 말했다. 현지 주민들 역시 새벽부터 인근 앞바다로 조업에 나설만큼 평이했던 날씨였다고 증언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사고 당일 오전 8∼9시 진도 기상대에서 관측된 시정거리는 20㎞였다. 기상청 관계자는 “국지적인 안개가 낄 수도 있었겠지만 주변 기상 상황을 봤을 때 사고 해역도 시정 거리가 나빴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사고 원인으로 추정되는 것은 △해저 암초 충돌 △엔진 등의 선체 결함△대리 선장의 미숙한 운항 등이다.
사고 당시 안내 방송 등 미흡 … 탈출 기회 놓쳐
구조된 승객들에 따르면 사고 당시 세월호의 승무원들 대처가 미흡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배가 기울어져가고 있었는데도 선내에 있으라는 방송으로 승객들의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것이다. 구조 작업에 참여했던 조도면 주민들에 따르면 세월호의 조난 신고가 접수된 오전 8시58분 이전인 오전 8시께부터 여객기가 사고 해상에서 보였다고 한다. 즉 세월호 선원들이 선내 이상을 발견하고 대처를 하는 과정에서 승객들에게 배의 상황을 은폐했을 수도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목포 해경에 조난신고를 한 것도 세월호 선원이 아니라 일반 승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내 이상을 발견 한 뒤 신속하게 안전조치를 취했더라면 배가 침몰하기 전에 더 많은 승객들이 해상으로 탈출할 수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대해 서해지방해양경찰청은 이날 오후 선장 이모씨 등 승무원들의 신병을 확보한 뒤 목포해양경찰청으로 소환, 안전 규정 및 항로 준수 여부, 비상 상황에 대비한 규정 준수 등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