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전 회장은 2018~2020년 재향군인회(향군) 상조회 부회장과 공모해 상조회 보유자산 377억원을 빼돌리고, 수원여객 자금과 라임자산운용이 투자한 스타모빌리티 자금을 포함해 약 130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날 하늘색 수의와 흰 마스크를 착용한 채 법정에 들어선 김 전 회장은 재판 내내 어두운 표정이었다. 판사가 김 전 회장의 범죄 혐의를 설명하는 약 50분 동안 그는 눈을 감고 고개를 숙였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비상장주식회사 A사 대표 김모 씨는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김 대표는 김 전 회장의 지시를 받고 계약서의 날인과 송금 등을 대신해 주는 등 횡령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김씨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한 바 있다.
재판부는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김봉현 지시에 따라 실무 처리 방식으로 가담한 점, 사건 범행을 계획하거나 주도하진 않은 걸로 보이는 점은 참작할 만하다”면서도 “피의자 범행으로 3개 회사에서 총 549억원에 달하는 피해액이 발생했음에도 피해자에게 용서를 받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결심공판이 예정됐던 지난해 11월11일 김 전 회장은 경기 하남시 팔당대교 인근에서 전자장치를 끊고 달아나 종적을 감춘 뒤 도주 48일 만인 12월 29일 경기 화성시의 한 아파트에서 검거됐다.
한편, 라임사태는 2019년 7월 라임펀드의 부실을 고지하지 않고 증권사와 은행을 통해 상품을 판매해 결국 환매가 중단되고 투자자들에게 1조 6000억원 대의 피해를 낸 사건이다. 김 전 회장은 라임사태를 촉발한 주범으로 지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