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서울 강남갑 태구민(태영호) 후보와 면담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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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겨레 기자]4·15 총선을 2주 남짓 앞둔 30일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본격 ‘선거 행보’를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올해 예산 항목을 변경해 100조원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재원을 마련하자는 경제 정책을 강조하는 한편, 통합당 후보를 잇따라 만나 힘을 실었다. 보수진영은 김 위원장의 파괴력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 등 범 여권에선 일제히 김 위원장의 행보를 견제하며 깎아내렸다.
김종인 “코로나 예산, 대통령 긴급재정명령 발동하라”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올해 예산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필요하면 부채를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 예산 512조원의 20%를 용도 전환해 100조원의 재원을 확보하자는 주장이다.
김 위원장은 “예산안을 조정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대통령이 헌법에 보장된 긴급재정명령을 발동하면 빠른 조정이 가능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정부의 ‘소득 75% 이하 모든 가구에 최대 100만원 지급’ 방안에 대해 “가구당 100만원씩 주면, 100만원이 끝나면 그 다음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그에 대한 대비가 안 돼 있고, 아무리 급하다 하더라도 일단 삶을 지속시킬 수 있는 측면에서의 대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영국주재 북한 공사 출신인 태영호(태구민) 강납갑 후보를 만나 “내가 선대위원장으로서 책임을 졌으니 태 후보 당선도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총괄선대위원장 취임 전 강남갑 공천을 두고 태 후보와 공개적으로 갈등을 빚은 바 있다. 태 후보도 “천군만마를 얻었다”며 환영했다. 이어 김근식 송파병 후보 선거사무소를 찾아 김 후보를 비롯해 김웅 송파갑 후보, 배현진 송파을 후보를 격려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이 정권은 이번 선거에서 절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며 “야당이 무서울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與 “김종인 주장 현실성 없어” 평가 절하 안간힘
범(汎) 여권은 일제히 김종인 위원장의 행보를 비판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을 위해 기존 예산 중 100조원을 전용하자는 김종인 위원장의 주장에 대해 “현실성 없는 방안”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그는 “ 조국을 지키는 국방비인지 아니면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달린 교육비인지, 또 아니면 아랫돌 빼며 윗돌 채우는 식으로 아동수당과 어르신 기초수당을 삭감할 것인지 우리는 매우 궁금하다”며 “듣기에 따라서는 무책임하게 느껴진다”고 비판했다. 박병석 공동선대위원장은 김 위원장이 ‘못 살겠다 바꿔보자’를 총선 구호로 내세운 데 대해 “선거 구호는 70년 전 구호, 의료보험은 50년 전 말씀을 들고 나왔다. 50년, 70년의 과거 퇴행적 모습”이라고 가세했다.
박지원 민생당 의원은 더 나아가 kbs라디오에 출연해 “저하고도 참 가까운, 호형호제하고 존경했는데 지금 하는 걸 보니까 좀 맛이 가신 분 같다”며 “참 맛이 간 그 형님에 대해서 어떻게 말씀도 그렇게 할 수 있고 그러한 언행을 쓰시는지 참 아쉽다”고 원색적 비난을 퍼부었다. 박 의원은 김 위원장의 총선 영향력에 대해서도 “찻잔 속에 태풍이고 별 영향력 없을 것”이라고 깎아내렸다.
주진형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 지겨운 수구정당의 푸닥거리는 어김없이 다시 찾아왔다”며 “4년전 이쪽에서 역할을 맡았던 사람이 4년이 지나 저쪽으로 옮긴 것만 다르다. 4년전의 강봉균이 이번엔 김종인으로 돌아왔다”고 힐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