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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비주류(비박근혜계) 의원 33명이 오는 27일 집단탈당을 결의한 21일, 유승민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박계 긴급회동 직후 브리핑을 통해서다. 그는 탈당을 결심한 이유로 “당내 정치개혁 불가능”을 꼽았다. 이른바 ‘잔류파’였던 유 의원이 ‘탈당파’로 돌아선 명분인 셈이다.
“내년 1월 2차 탈당설”…최대 40명 넘나
유 의원이 ‘신보수’를 기치로 내걸고 김무성 전 대표와 손을 맞잡으면서 탈당파 인원은 급격히 늘었다. 유 의원이 탈당 입장을 보류했던 전날까지만 해도 1차 탈당 인원은 20명 안팎으로 관측됐지만 이날 최종 33명으로 늘었다. 비박계 내에선 2차 탈당까지 감안하면 40명 이상이 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1월 중 충청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해서 다양한 인사들이 합류할 예정”이라고 했다.
충청권 의원인 정진석 전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탈당 동참 여부에 대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귀국하기 전에는 움직일 생각이 없다”면서도 “(탈당은) 어떤 방식이 좋을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정 전 원내대표가 탈당을 결행하는 시점에 중도성향의 의원 10여명 정도가 2차 탈당을 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다.
비박계 대변인격인 황영철 의원은 이날 비박 회동 직후 브리핑을 통해 “친박·친문 패권주의를 청산하는 새로운 정치의 중심을 만들어 안정적·개혁적으로 운영할 진짜 보수세력의 대선 승리를 위해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제3지대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다만 황 의원은 “그런(제3지대) 것은 없다. 우리가 지향하는 바를 말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친박계 ‘당혹’속 맹비난…“탈당 못할 것”
탈당이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한 친박계 의원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역 기초단체장과 당원들의 반대에 부딪히면 계획대로 탈당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27일이 돼 봐야 알겠지만 예상보다 탈당 규모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책임있는 정치인이라면 정체성이 불분명한 정치실험을 하기보다는 당내에서 재창당 수준의 혁신과 변화로 당을 재건하는 것이 옳다”며 “27일까지 탈당을 만류하도록 의원들을 설득하겠다”고 했다.
당권은 끝까지 놓지 않겠다는 뜻도 곁들였다. 정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관련해선 “탈당 선언을 계기로 비주류에 더 이상 비대위원장 추천권을 줄 수 없다고 판단된다”며 “연말이 지나기 전에 개혁적 비대위원장을 모시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는 앞서 CBS라디오에 출연해 “비박당이 성공할지에 대해 확신하지 않는다”며 “반 총장은 (보수신당이나 제3지대가 아닌) 새누리당으로 올지도 모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