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원들 “하반기 외환시장 연장…NDF 흡수 위해 정책적 노력 필요”

4월 금통위 의사록
7월 외환시장 개장시간 ‘새벽 2시’로 연장
기존 NDF 활성화로 선물환 시장 유입 지연 우려
서울 장중 대비 NDF 거래 쏠림 현상 있을 수도
  • 등록 2024-04-30 오후 6:13:03

    수정 2024-04-30 오후 6:13:03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4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오는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외환시장 개장시간 연장 시에 기존의 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로 인해 선물환(DF) 시장으로 유입이 늦춰질 것이란 공통적인 우려를 내놨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한은)
30일 ‘4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은 관련 부서는 “하반기에 외환시장 개장시간이 연장되면 초기 시장 형성을 위해 국내 선도은행들이 NDF 대비 경쟁력 있는 매수·매도 호가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금통위원은 “국내 선도은행들이 은행간 시장을 조성할 경우 NDF 거래가 국내 원·달러 거래 시장으로 상당 부분 흡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냐”고 질의했다.

관련 부서는 외환시장을 자유화하면서 NDF 거래가 DF로 흡수된 호주의 사례를 소개하며 “거래비용을 고려하면 국내 선도은행의 은행간 시장 조성 시 NDF 거래가 일정 부분 흡수될 수도 있겠으나, 다른 여러 요인들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답변했다.

7월부터 시작되는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에 따라 외환시장 개장시간이 오전 9시~오후 3시 30분에서 ‘오전 9시~다음날 새벽 2시’로 연장된다. NDF 시장은 국내가 아닌 역외 시장에서 원화의 이동 없이 차액만 달러로 결제한다. 하반기부터 새벽까지 외환시장이 열려있는 만큼, NDF 시장에서의 거래보다 DF에서의 거래가 활발해져야 선진화의 의미가 커진다.

다른 금통위원은 “런던·뉴욕 시간대에 원·달러 딜리버리(delivery) 시장이 처음 형성되는 데다, 대고객 실수요도 부족해 서울 장중에 비해 NDF 거래의 영향이 더 커지면서 과도한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으므로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면서 “외환시장 개장시간 연장이 성공적으로 정착된 해외 사례와 우리 여건은 다를 수 있다”며 “외환시장 연장 초기에 NDF 거래가 DF 거래로 어느 정도 흡수될 수 있도록 충분한 시장참가자와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다른 금통위원도 “우리나라 역외 NDF 시장규모가 현물환 시장을 크게 상회하고 있는 점은 다소 과도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호주 달러는 원화보다 국제화된 통화여서 외환시장 자유화를 계기로 DF 시장이 NDF 시장을 흡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나라는 개장시장을 연장하더라도 여전히 NDF 거래 유인이 클 수 있으므로 시행 초기 DF 시장이 NDF 시장을 흡수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관련 부서는 “시범 거래 당시 매수·매도 호가 스프레드가 작았던 점은 긍정적이었다”며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참여해 시장조성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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