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도 예외는 아니다. 당초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던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과의 득표차가 0.3% 포인트 밖에 안되는 피말리는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
뉴욕타임즈와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크루즈 의원은 99% 개표 결과 총 27.7% 득표로 승리를 확정지었다. 트럼프는 24.3%의 득표로 2위에 올랐다.
이번 결과는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크루즈 의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계속 밀린 것은 물론 지난 30일 아이오와주 최대 일간지 디모인레지스터가 블룸버그와 공동 실시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에게 5%포인트 차로 벌어졌기 때문이다.
크루즈 의원이 예상외로 트럼프를 누르고 대선 경선 첫 관문인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당내 극우 세력 지지를 업고 탄탄한 자금력과 조직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크루즈가 아이오와 승리를 위해 전사적으로 뛴 점도 한 몫했다. 크루즈 의원은 양당을 통틀어 유일하게 아이오와 99개 카운티를 모두 돌았고 유세 내내 “이곳에서 트럼프를 막지 못하면 영원히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당내 대선 경선 첫 관문으로 대선 레이스의 큰 흐름을 결정하는 상징성을 지닌 아이오와에서 크루즈 상원의원이 예상을 뒤집고 승리를 거머쥐면서 공화당 대선 후보 윤곽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이에 따라 크루즈 의원이 아이오와 여세를 몰아 다른 경선 지역에서도 열풍을 일으키며 공화당 내 대선 후보로 뽑힐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당장 이달 9일 실시하는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 판세부터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앞서 공개된 CNN-WMUR의 뉴햄프셔 공동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가 30%를 기록해 12% 의 크루즈를 가볍게 따돌렸다. 그러나 아이오와 코커스 영향으로 뉴햄프셔 코커스에서 크루즈 의원 지지율이 급상승할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크루즈 의원은 공화당 내에서도 극우 강경세력을 제외하면 지지세력이 없는 대표적인 비주류 인사라는 점이 걸림돌이다. 오히려 공화당 당내 주류 진영은 트럼프 대항마로 크루즈 의원보다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을 마음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비오 의원은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자신의 평균 지지율 15%를 훌쩍 뛰어넘는 23%의 득표률을 얻어 가능성을 입증했다. 2위 트럼프(24%)를 바짝 추격했고 1위 크루즈(28%)와의 격차도 크지 않다.
민주당 아이오와 코커스에서도 민주당 대선 유력 주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예상 밖으로 힘겹게 승리해 대선 후보 자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49.9%의 득표율로 49.6%를 득표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간발의 차이로 따돌렸다. 양 후보 득표율 차이가 1%포인트도 나지 않아 샌더스 의원은 ‘사실상 동률’이라며 자축했다. 그러면서 9일 뉴햄프셔 경선이 대선 구도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