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지카(Zika) 바이러스 확산 우려로 국내 증시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지만 피해주로 분류됐던 여행주가 반등하고 테마주가 급락하는 등 일단 안정세를 찾고 있다.
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대표 여행업체인
하나투어(039130)와
모두투어(080160) 주가는 전일대비 각가 1.87%, 0.17% 오른 9만2800원, 3만50원에 마감했다. 항공업체인
아시아나항공(020560) 역시 소폭 상승(0.67%)하며 거래를 마쳤다. 이들 업체는 전날만 해도 주가가 5~6% 가량 크게 하락한 바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감염자 발생 후 미숙한 초기 대응으로 급속히 확산됐던 지난해 메르스와 달리 국내 유입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이 투자심리를 다독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카바이러스는 산모가 감염되면 소두증에 걸리는 신생아를 낳는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염자로부터의 수혈이나 성관계가 감염 경로로 의심 받고 있지만 확률은 드문 것으로 전문가들은 파악하고 있다. 바이러스의 주요 피해 대상자도 임산부 등으로 제한된 편이다.
이 때문에 지카바이러스가 여행관련 업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지 여부도 속단할 수 없다. 유성만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주가 급락은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메르스 학습효과에 따른 우려가 맞물리면서 예상보다 더 내려간 측면이 있다”며 “지카바이러스 확산은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라 몇 달 전부터 이슈였는데 실제 여행 수요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카바이러스 확산이 이슈가 되자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 격’으로 과도한 우려가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실제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지난달 송출객 수는 전년동월대비 각각 23.3%, 14.0% 증가했다.
지카바이러스의 국내 확산 가능성이 낮게 점쳐지면서 전날 급등했던 테마주들은 이날 큰폭으로 하락 반전했다. 지난해 메르스 창궐 당시 백신과 마스크 제조업체 등 테마주들이 연일 상한가를 기록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1일 상한가를 기록했던
진원생명과학(011000)과
오리엔트바이오(002630)는 이날 주가가 각각 25.18%, 17.97% 급락했다. 전날 상한가까지 치솟았던 모기 살충제 특허 보유업체
우진비앤지(018620)는 이날 약 1% 오르는데 그쳤다. 모기 기피제를 판매하는
명문제약(017180)도 전날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이날 11.71% 하락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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