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월째 뒷걸음질 친 韓수출…반도체 가격에 달렸다

환율 불확실성에도 전체 수출 전망은 긍정적
전체 수출 5분의 1 반도체 가격 하락세 멈춰
11월에도 수출 부진 지속 흐름…장담 어려워
  • 등록 2019-11-13 오후 5:56:52

    수정 2019-11-13 오후 7:19:35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10월24일 서울 드래곤시티에서 열린 제12회 반도체의 날 기념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정부는 환율 불확실성 확대에도 내년 1분기엔 우리나라 전체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수출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이던 반도체 가격 내림세가 상승 반전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우리나라 수출 감소 흐름이) 지난 10월 정점을 찍었다고 생각한다”며 “감소율은 점점 줄어 적어도 내년 1분기 중에는 플러스로 반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5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반도체 국제가격 하락 흐름이 상승 반전 조짐을 보인다는 게 주요 근거다. 우리나라 수출액이 지난해 12월부터 올 10월까지 11개월 연속 전년보다 감소한 가장 큰 이유는 반도체 가격 약세 때문이었다. 10월에도 8기가바이트(Gb) D램 국제시세는 전년보다 61.6% 낮은 2.81달러에 그쳤다. 반도체 판매량은 지난해와 비슷한데 판매액이 30% 줄어든 것도 이 때문이다.

국책연구기관 산업연구원은 이달 초 ‘2020년 반도체 수출 회복세 진입 예상’ 보고서에서 IHS마킷 등 국제 시장조사업체 전망을 인용해 내년 반도체 시장 성장률이 4.8~10.2%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지난해 8달러이던 D램 가격이 올 들어 절반 정도 떨어졌는데 최근 9~10월 추이를 보면 내림세가 멈췄다”며 “내년에는 기저효과로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수출시장을 어렵게 한 미·중 무역분쟁 역시 스몰 딜로마나 합의할 조짐이 보이는 데다 유럽 경기 둔화 요인이던 브렉시트 역시 최근 영국과 유럽연합(EU)이 합의안을 마련하는 등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있다.

그러나 국제 통상환경은 여전히 불안정한데다 환율이 요동칠 경우 정부의 이 같은 ‘장밋빛 전망’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게 수출업계의 우려다.

정부는 지난 10월을 ‘바닥’으로 전망했으나 올 11월 초반 분위기는 여전히 나쁘다. 지난 1~10일 수출액은 119억달러(약 13조 8000억원)로 전년보다 20.8% 줄었다. 하루 줄어든 영업일 수를 고려해도 9.5% 감소 추세인 건 마찬가지다. 12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내년 수출액이 올해 수출감소에 따른 기저효과로 소폭 오를 순 있지만 내년 세계 경제도 전체적으론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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