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1100원·경유 900원대 16년만에 등장..'생존위해 마진 포기'

충북 음성군 1189원 휘발유..대전 서구 919원 경유
세금·도매가격 감안하면 손해..생존 위해 마진 포기
정유사 "정제마진·수요 중요..글로벌 경기 회복 주목"
  • 등록 2016-02-17 오후 4:38:29

    수정 2016-02-17 오후 4:38:29

지난 16일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의 한 주유소가 휘발유를 ℓ당 1235원, 경유를 ℓ당 975원에 판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지난 2000년 5월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이 1100원대를 기록한 이후 1100원대 휘발유 판매 주유소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경유는 2005년 3월 평균 900원대 시대를 마감한 후 11년 만에 900원대 경유 판매 주유소들이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1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충청북도 음성군에서는 ℓ당 1189원에 휘발유를 판매하는 주유소가 영업중이다. 경유의 경우 대전광역시 서구 배재로에 나란히 위치한 2곳의 주유소가 919원의 가격표를 내걸고 최저가 경쟁을 펼치고 있다.

현재 휘발유 소비자 가격 구성은 세금 869원(64%), 정유사 가격 391원(28.8%), 유통비용 및 마진 98원(7.2%)이고 경유는 세금 630원(56.8%), 정유사 가격 360원(32.5%), 유통비용 및 마진 119원(10.8%)으로 구성돼 있다.

다시 말해 정유사로부터 석유제품을 구매해 최종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주유소 입장에서는 휘발유 1260원, 경유 990원이 마지노선이라는 뜻이다.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휘발유 1260원 미만 판매 주유소가 22곳, 경유 990원 미만은 80곳이다.

소비자들이 저유가 시대에 익숙해져 있는 상황에서 주유소 업계도 생존을 위해 마진은 뒤로 한채 적자를 감수하고 극단적인 박리다매 전략을 펼치는 곳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지난 2008년 연 100개 정도였던 폐업 주유소 숫자는 최근 3년간 200~300개 수준으로 크게 늘었다.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대형 주유소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정유사로부터 조금 더 싼 값에 제품을 들여오고 있고 셀프주유소 운영자는 인건비를 최소화해 운영하고 있다”며 “일부 주유소들은 고객 유치를 위해 일시적으로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국 주유소에 석유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정유사들은 최근 소매 판매가격이 기록적인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 것에 대해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면서 “정제마진과 수요 관점에서 시장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정유사들은 정유탱크에서 제품을 출하한 뒤로는 가격 책정에 대해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 정유사는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거래되는 국제 석유제품 가격을 기준으로 출고가격을 매기며 이후 주유소의 판매가격은 주유소 운영자가 결정하는 구조다. 저유가 상황에서도 정유사들이 작년에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주유소 가격과 정유사 실적은 무관하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어느 정도 떨어진 후부터는 수요가 늘어 긍정적인 영향이 나타났지만 소비 증가에 한계는 있다”며 “결국 글로벌 경기가 얼마나 빨리 회복하느냐가 최대 관심사”라고 설명했다.

정제마진의 경우 작년 4분기 호조를 보였지만 올들어 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경유 가격 오름세가 이미 수주전에 나타났다는 점에서 바닥을 찍었다는 평가도 나온다”며 “휘발유도 국제 시장에서 반등 조짐이 있어 지금과 같은 내림세는 1분기 중 멈출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 휘발유 평균 소매 판매가격은 ℓ당 1348.9원이며 서울지역 평균은 1431.2원이다. 경유는 전국 평균 1096.5원, 서울 평균 1199.3원이다. 은평구 수색로 소재 타이거주유소(SK에너지(096770))와 수색훼미리주유소(현대오일뱅크)가 서울지역 최저가인 휘발유 1267원, 경우 977원을 기록중이다.

17일 오후 3시 기준 판매가격대별 전국 주유소 현황(단위: 개, 자료: 오피넷)
2월 둘째주 국내 석유제품 소비자 가격 구성(자료: 오피넷)


▶ 관련기사 ◀
☞전국 휘발유 32주째 하락..약세 계속될 듯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화사, 팬 서비스 확실히
  • 아이들을 지켜츄
  • 오늘의 포즈왕!
  • 효연, 건강미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