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원·달러 환율이 5거래일 연속 올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인사들의 매파적인(긴축 선호) 수사가 연이어 나온 것이 환율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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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260.1원)보다 0.3원 오른 1260.4원에 거래를 마쳤다. 5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종가 기준으론 지난달 6일(1268.6원) 이후 최고가로, 하루 만에 이를 경신했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1.4원 오른 1261.5원에 개장한 뒤 보합권을 등락하다 상승 폭을 키워 오전 10시께 1266.0원까지 올랐다. 이후 상승폭을 줄여 1260원대 초중반 선을 등락하다 장마감 직전 하락 전환하는 듯했지만, 강보합 마감했다.
미국 고용지표 호조 발표 이후 연준 고위 인사들이 매파적인 발언을 하면서 달러화 강세를 이끌고 있다. 금리 인상 기조가 끝났다는 시장 기대감이 꺾여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약화되고 있는 것이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원은 “미국 고용지표 호조에 따른 강달러 영향이 장중에 계속된 것 같다”며 “14일 예정된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대기하면서 그 상승폭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간밤 연준 고위 인사들은 시장의 피벗(pivot·통화정책 방향 전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다음달과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때 25bp(1bp=0.01%포인트)씩 금리를 올리겠다는 것을 시사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시장 예상보다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종금리 수준을 5.4%로 보고 있는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우리는 노동시장 수급 균형을 맞추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했다.
| 9일 환율 흐름.(자료=서울외국환중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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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6개국 통화대비 미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9일 오전 2시께(현지시간) 103.28를 기록하고 있다. 달러·위안 환율은 6.78위안, 달러·엔 환율은 131엔선을 나타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1482억원을 사들이며 2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보였다. 코스피 지수는 기관 매도세에 전 거래일보다 2.12포인트(0.09%) 내린 2481.52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에서 거래된 규모 129억2400만달러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