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통’ 5G 서비스에 분쟁 조짐…이통3사 어쩌나

참여연대, 18일 분쟁조정 신청 계획 밝혀
인빌딩 네트워크 등 장비투자 촉진 계기
실적·주가 영향 미미…변수는 중저가 요금제
  • 등록 2019-12-12 오후 5:32:02

    수정 2019-12-12 오후 5:32:02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국내 이동통신 3사(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가 세계 최초로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를 구현했지만 후폭풍이 만만찮다. 개통한 지 반년이 넘도록 5G 서비스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이 분쟁조정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실적이나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겠으나, 이를 계기로 장비투자 촉진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1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전 거래일 대비 0.62% 하락한 23만9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KT는 전일 대비 0.19% 상승한 2만6900원으로, LG유플러스도 1.46% 오른 1만3900원으로 거래를 끝냈다.

전날 참여연대의 민생희망본부가 먹통 현상을 보이고 있는 5G 이동통신 서비스에 대해 분쟁조정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이동통신 3사의 주가는 대체로 보합권에 머물거나 양호했다. 참여연대는 지난 11일 입장문을 통해 “5G 먹통 현상을 호소하는 5G 이동통신서비스 가입자들의 사례를 접수해 오는 18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자율분쟁조정위원회에 분쟁조정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이동통신 3사에 실적과 주가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5G 관련 장비투자 촉진의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기업분석실장은 “5G 서비스의 퀄리티에 대해 소비자들이 지적하고 있고, 정부는 5G 장비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를, 이동통신사들은 수도권 커버리지 및 인빌딩 서비스 확대를 약속한 만큼 이번 사태가 장비투자 촉진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근 이동통신 3사는 내년에는 건물 내에서도 5G 네트워크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인빌딩 인프라에 투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에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인딜빙 인프라 구축부터 마무리 지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는 “그간 이동통신사들이 인빌딩 투자에 안일했던 게 사실이었던 만큼 이 부분 수습부터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따라서 이번 분쟁조정에 나선 소비자들에 대해서는 일부 보상책이 마련될 것으로 보이지만, 주가나 실적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지금 이동통신사들은 연말 조직개편을 앞두고 있고, 예산 부족, 용역인력 고용에서 정규직 전환 또는 계열사 편입 문제가 얽히면서 연말에 당장 보상에 나서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며 “내년 초 인프라 투자계획과 함께 보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와 관련해 터질 게 터졌다는 시각도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동통신사들은 연말까지 5G 전용 휴대폰을 전체 고객 중 10%에 해당하는 500만대 가까이 판 것으로 집계되고 있지만, 높은 요금제에 비해 서비스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아 소비자 불만이 언젠가는 터질 것으로 예상됐다”고 분석했다.

이동통신사들은 내년에는 전체 고객의 30%를 5G 휴대폰 고객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이에 이번 분쟁을 잠재우고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 부분이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제안한 중저가 5G 요금제가 적용된다면 이동통신 3사의 실적에는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이동통신사들은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는 상황이다.

최 연구원은 “그간 5G에 대해서는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었던 만큼 고가 요금을 내더라도 차별화된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층의 수요가 유지되던 상황이었다”며 “하지만 중저가 요금제가 실제로 나오면 그 로직이 깨지게 됨은 물론이고 이동통신사들은 실적에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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