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세계가 주목하는 삼성전자 기업문화 혁신 시도

  • 등록 2016-03-29 오후 5:35:51

    수정 2016-03-29 오후 5:35:51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최근 기업문화 혁신을 위한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을 선포한 후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조직내 문화혁신을 통해 스타트업처럼 좀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개진하고, 불필요한 절차와 보고체계를 버리고 효율적으로 시간을 활용하겠다는 기치를 내걸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삼성전자의 새로운 시도에 주목하고 있다. IT전문지 ‘더 버지(The Verge)’는 “삼성전자의 엄격한 기업 문화가 오랫동안 비판을 받아왔다”면서 “스스로 혁신의 미래가 소프트웨어 안에 있음을 인식한다면 기업문화 혁신은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엔가젯(engadget)은 “삼성전자가 엄격한 하향식 기업 구조를 가진 전통적인 기업”이라면서 큰 관심을 나타냈다.

반면 삼성전자가 실제로 의도한 만큼의 변화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안팎으로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 외신들은 삼성전자가 이미 시도해 온 복장 자율화와 자율출퇴근제 등이 겉치레적인 변화에 지나지 않았다면서 한국의 군대 혹은 상급자 기반 문화에서 삼성전자의 서열 시스템이 붕괴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지적했다.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직원들 사이에선 “직급체계를 축소한다해도 그저 말만 바꾸는 것일 뿐 큰 의미가 없다. 이미 사원과 선임, 책임, 수석의 4단계 직급체계를 적용 중인 직군의 경우에도 사실상 책임을 과장이나 차장, 수석을 차장이나 부장급으로 분류하는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재직 중 여러차례 변화를 시도하는 걸 봐왔지만, 적응할 만 하면 도로묵이 되곤 했다”는 자조섞인 반응이 나오는 것도 현실이다.

삼성전자의 기업문화 혁신은 이제 막 선포식을 마쳐 걸음마를 뗐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오는 6월 발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직원 수가 10만여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단기간에 기업문화 변화의 성공여부를 예단하기는 이르다. 무엇보다 삼성전자가 스스로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고, 변화를 추진해보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는 점 만큼은 높이 살 만하다. 삼성전자가 기업문화 혁신을 통해 ‘세계 최대의 스타트업’으로 거듭나고 글로벌 기업의 위상을 이어갈 수 있을 지 전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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