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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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영국 판타지 소설 해리포터 시리즈가 미중 무역전쟁 파고에 휩싸였다. 미국에서 판매하는 서적을 중국에서 인쇄하고 있어서다.
BBC방송 등은 29일(현지시간) “해리포터 판권을 소유한 영국 블룸즈버리 출판사가 미국이 지난 9월1일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한 15% 추가 관세 때문에 예기치 않은 희생자가 됐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대다수가 자동차나 의류, 신발 등과 같은 품목에만 관심을 가졌던 탓에 책이 관세 부과 대상이라고는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블룸즈버리는 이날 올해 2월부터 8월까지 6개월 동안 매출이 전년대비 5% 감소한 7130만파운드, 세전 이익은 19% 감소한 130만파운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9월 이후 부과되는 미국의 대중 관세가 실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블룸즈버리가 현재 중국에서 인쇄해 전 세계로 수출하고 있는 서적만 약 50개에 달하는데다, 매출의 3분의 2가 해외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미국 역시 주요 시장이다.
소식이 전해진 뒤 블룸즈버리 주가는 이날 4% 하락했다. 하지만 블룸즈버리의 나이젤 뉴튼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의 대중 관세에 대해 “우리가 예상했던 비용이 아니다”라면서도, 올해 실적에 끼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또 “향후 (관세 영향을) 완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대안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방안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한편 이번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국 소비자들에게 관세부담이 전가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블룸즈버리가 9월1일부터 미국으로 수출된 서적에 관세 만큼 책 가격을 올렸기 때문이다. 뉴튼 CEO는 “(같은 책이라도) 미국에서 팔리는 해리포터는 중국에서 판매되는 것보다 15% 비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