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정치협상회의에서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불참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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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단식으로 대여투쟁에 나선 사이 여·야4당이 21일 만난 자리에 한국당 없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가 화두에 올랐다. ‘한국당 패싱’을 통해 선거법 개정과 사법개혁안을 통과시키자는 것인데 최종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손학규 바른미래당·심상정 정의당·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이날 오후 문희상 국회의장의 주재로 국회 사랑재에서 정치협상회의를 열고 국회 현안을 논의했다. 황 대표는 단식 투쟁 중인 만큼 대신 김선동 의원이 대신 참석했다. 이번이 세 번째 회의인데 황 대표는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황 대표가 자리를 비운사이 여·야 4당 대표들은 한국당 없는 패스트트랙 강행 처리도 화두로 꺼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동영 대표는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선거법 개정안의 본회의 부의 예정일(12월3일)이 다가오기 때문에 수정안을 만들어보자는 이야기를 했다”며 “가능하면 5당이 협의해야 하나 한국당의 반대가 완고하다면 여·야 4당 안이라도 만들어보자는게 핵심”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한국당 패싱’을 염두하고 수정안을 논의했다는 것인데 합의안이 나오진 않았다. 야 3당이 의원정수 확대를 주장한 것에 민주당이 우려 의사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사실 20대 국회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탄핵된 국회인데 21대에서는 새로운 선거법으로 국회를 구성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국회의원의 월급을 비롯해 보좌진, 관련 예산을 대폭 줄이면 된다. 의원정수를 성역화 해서야 되겠나”라고 말했다. 정 대표에 앞서 사랑재를 빠져나온 손학규 대표는 “서로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는 선에서 (회의가) 끝났다”고만 말했다.
선거법 처리와 관련해 여전히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한 가운데 문 국회의장을 비롯해 여·야 4당 대표는 실무진을 통해 관련 협의를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정치협상회의도 이어가기로 했으나 구체적인 일자는 정하지 않았다
문 국회의장과 여·야 4당 대표는 이날 패스트트랙 법안뿐만 아니라 교착 상태에 빠진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그리고 종료일이 임박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과 관련해서도 논의했다. 이를 통해 △패스트트랙 지정 법률안과 관련해 정치협상회의에서 계속 논의를 진행하며 실무대표자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합의안을 마련하고 △한미 동맹 원칙을 지키고 합리적 수준의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을 위해 여야가 초당적으로 정치적 외교적 힘을 모으며 △문 국회의장이 일본 와세다대 특별 강연서 제안한 강제 징용 피해자 문제에 대한 해법에 여·야 각당이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입법적으로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
한민수 국회대변인은 회동이 끝난 후 “25일 열리는 정치협상회의 실무대표자 회의에서 패스트트랙 법안과 관련해 여·야의 합의안이 나올 수 있도록 속도감있는 협상이 되기를 문 국회의장이 당부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