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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239.10원) 대비 10.80원 오른 1249.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사흘 연속 상승이며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달 15일(1242. 80원) 이후 1240원대로 처음 올라선 것이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는 팬데믹 초기인 2020년 3월 24일(1265원) 이후 2년 1개월여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상승폭 기준으로는 지난달 14일 10.30원 이후 처음으로 10원 이상의 상승폭을 나타냈다.
기획재정부, 한국은행이 이날 오전 공식 구두개입 메시지를 내며 환율 상승 압력 방어에 나섰지만 영향은 미미했다. 외환 당국 관계자는 “최근 환율 움직임은 물론 주요 수급주체별 동향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당국의 공식 구두개입 메시지는 지난 3월 7일 이후 처음이다.
당국의 구두개입 이후 원·달러 환율은 상승폭을 6~7원선으로 일부 낮추는 듯 했지만 곧이어 추가 상승하며 고점을 높여가는 모습을 나타냈다. 오후들어서는 10원 이상으로 상승폭을 키워나갔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 중국 성장 둔화 등에 따른 영향에 위안화가 약세폭을 키우면서 원화에도 영향을 줬다. 같은 시간 달러·위안(CNH) 환율은 전장 대비 0.94% 가량 급락한 6.59위안대에 거래되면서 약세 압력을 키우고 있다.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을 시행하고 있음에도 최근 상하이, 베이징 등에서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엔화는 달러당 128엔선으로 약세를 일부 되돌린 모습이지만 아시아권 통화 전반이 약한 상황이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당국에서 공식 구두개입이 나왔지만 역외 투자자들은 달러화 강세 재료가 즐비하고 1250원선을 뚫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보이자 롱(달러 매수) 심리를 오히려 더 키운 모습이었다”면서 “아시아 증시 전반이 무너지고 위안화 약세폭도 커지면서 원화 약세 압력도 가중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외환당국의 구두개입,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 등으로는 환율 상승을 막기 역부족일 것이란 판단이 크다.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중국 등 세계경기 둔화 우려가 더 커지면 환율 연고점을 1260~1270원선까지도 열어둬야 한다는 예상이 나온다.
한편,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에서 집계된 거래 규모는 97억3000만달러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