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이데일리가 국내 4대 가상화폐 거래소들을 대상으로 자율규제안 도입 현황을 집계한 결과 빗썸과 업비트, 코빗 등은 자기자본 20억원을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빗썸의 자기자본은 205억원에 달한다.
올해부터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를 운영하려면 자기자본을 20억원 이상 보유하고 금융업자에 준하는 정보보안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정부 규제에 맞춰 금융기관이 제공하는 1인 1계좌를 통해 입·출금이 가능토록 할 예정이다. 원화 예치금의 경우 전체 금융기관에 예치하고 가상화폐 예치금의 경우 콜드월렛에 70% 이상 보관하도록 의무화한다. 거래소의 자금 현황과 투자자보호, 보안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준이다.
정부가 준비중인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 서비스 도입은 시중 은행측과 논의 중이다.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은행에서 가상계좌를 발급받아 사용해야 하는 만큼 이달 내 도입을 목표로 준비중이다.
투자자들의 가상화폐 예치 현황은 빗썸의 경우 코인별로 다르지만 최저 70%에서 많게는 90% 이상 콜드월렛에 예치중이다. 코빗과 업비트는 70% 이상 예치중이고 코인원은 80~90% 가량 예치하고 있다. 콜드월렛은 가상화폐를 오프라인에 보관하는 것을 뜻한다. 해커로부터의 공격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비책이다.
다만 보안 부분에서는 아직도 갈길이 멀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권고했지만 아직 한 곳도 인증을 완료하지 못했다. 빗썸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내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비트는 연내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고, 코빗과 코인원도 인증을 받기 위해 준비중이다. 업계에서는 오는 26일 출범할 한국블록체인협회 자율규제위원회의 자율규제안에 맞춰 보안 인증을 서두르고 있다.
거래량 상위 거래소들은 도입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중소 거래소들은 자본금이 부족하고 협회 자율규제안에 따르지 않아도 제재 방법이 없어 거래에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관계자는 “고팍스가 협회 회원사인 것은 맞지만 당시 공동선언에는 동의하지 않았다”면서 “이번에 문제가 노출된 만큼 자율규제위원회가 구성되면 이 문제가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화준 한국블록체인협회 준비위원회 공동대표는 “거래소들이 자율규제안 항목을 충족했다는 것은 (투자자 보호측면에서) 위험성이 어느 정도 줄었다는 척도”라며 “협회 회원사로 등록이 되지 않고 자율규제안에 미달된다면 은행에서 판단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