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에 잇달아 주주가치 제고 요구…이번엔 싱가포르 헤지펀드

메트리카 "주주환원율, 저평가 해소방안 제시하라"
MBK와 맺은 경영협력 계약 공개 요구
국내 머스트자산운용 이어 해외 펀드도 합세
  • 등록 2024-12-03 오후 6:51:58

    수정 2024-12-03 오후 6:51:58

[이데일리 마켓in 권소현 기자] 영풍(000670)이 국내 자산운용사인 머스트자산운용사에 이어 싱가포르 헤지펀드 운용사인 메트리카파트너스로부터도 주주가치 제고 요구를 받았다.

메트리카파트너스는 3일 “최근 머스트자산운용이 영풍에 대해 시작한 주주행동주의 캠페인을 지지한다”며 “영풍이 주주환원 정책과 거버넌스를 개선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머스트자산운용은 지난달 25일 영풍에 주주서한을 보내 보유 중인 자사주를 모두 소각하고 무상증자 또는 액면분할을 통해 유통주식수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MBK파트너스와 맺은 고려아연(010130) 지분 매각 옵션 관련 내용을 공개하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메트리카는 2016년 출범 후 한국 시장에 꾸준히 투자해왔다. 지난 2021년 SK케미칼에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을 매각할 것을 요구해 주목받았다. 메트리카는 영풍 지분 1.5%정도를 직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미언 에드워즈 메트리카 창업자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영풍은 주가 저평가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어 보이고, 고려아연 성장에서 나온 과실을 나누는 데 인색했다”며 “영풍이 받는 고려아연 배당금이 2019년부터 최근 사이 약 560억원에서 1560억원으로 크게 늘었지만 정작 자사 주주들에게 지급하는 배당금은 이 기간 내내 연 170억원으로 변화가 없다”고 지적했다.

에드워즈 CIO는 영풍이 올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맺은 경영협력 계약에서 공개되지 않은 내용이 많아 추가로 해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영풍과 MBK가 고려아연 지분을 둘러싼 특정 권리를 주고받는 것이 계약의 핵심인데, 이런 중요 지분의 양도는 주주총회에서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받아야 하나 이에 관한 공개 설명이 없다”며 “MBK와 영풍이 소수주주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계약 구조를 짰는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메트리카는 또 회사 측이 주주환원율 목표 등을 명시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마련해 발표하고, 주가 저평가 문제의 해결과 경영진 보상을 연계하며 사외이사 수를 늘리는 등의 거버넌스 개선안을 시행하라고 요구했다.

메트리카는 이런 요구안을 협의하고자 앞서 영풍과 비공개 면담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며, 면담을 재추진하고 이 시도가 실패하면 공개 주주 서한의 발송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영풍 주주명부를 입수해 다른 주주들과 기업가치 개선과 관련해 견해를 나누고 연대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영풍은 거버넌스 개선방향에 대해 먼저 지적했던 머스트자산운용과는 12월 첫째 주 대표간 미팅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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