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엔과 따로노는 원화..엔저 심화되나

  • 등록 2015-04-28 오후 6:28:31

    수정 2015-04-28 오후 6:28:31

[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원·엔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900원을 뚫고 내려갔다. 원·엔이 100엔당 800원대에 진입한 것은 달러화 강세보다 원화 강세에 기인한 면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서울외환시장 개장과 동시에 원·달러 환율이 내려가면서(원화값 상승) 원·엔 환율도 하락했기 때문이다. 원·엔 환율이 달러·엔 환율을 따라갔던 기존의 모습과 반대방향으로 움직인 것이다.

주말 발표된 미국의 비국방 자본재 주문은 7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미국 경제지표 부진으로 (FOMC)의 조기금리인상 기대감이 줄자 달러가 약세가 원화 강세로 이어진 것이다. 시중은행의 엔화 딜러는 “미 달러가 정체된 가운데 원화를 비롯한 엔화를 제외한 아시아통화들이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원화 강세를 막기 위해 달러를 사들이는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나서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마저도 과거보다 소극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 재무부는 최근 내놓은 환율보고서에서 “한국이 외환시장 개입을 중단해야한다”고 압박했다. 시중은행의 달러화 딜러는 “미 재무부 환율보고서 이후에 당국이 (환율 조작국으로 비칠까봐) 적극적으로 환율방어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경상수지 흑자가 길게 이어지면서 원화가치가 올라야(달러값 하락) 하지만 수출 활성화를 위해 외환당국이 억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의 경상수지는 지난 2월까지 36개월째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추이는 2분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해 4월 수출은 월간 기준 사상 두 번째로 많은 503억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면서 “4월에도 1분기의 수출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주식시장도 원화 강세에 영향을 줬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은 35억원 순매도를 기록하며 15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멈췄다. 국내로 유입되는 외화가 줄어들면 그만큼 원화 가치는 오른다.

이런 영향으로 원·달러는 달러·엔과 반대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원·달러와 달러·엔이 디커플링을 보이면서 달러·원 환율 레벨이 내려가더라도 원·엔 하락이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원·엔 환율이 하락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일본의 양적완화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해외투자 명목으로 일본을 빠져나간 자금은 올 3월 한 달에만 10조엔에 육박한다.

최문박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올해 원화가 달러 대비로는 약 4% 가량 약세를 나타내겠지만 다른 통화들의 평가 절하폭이 더 크다”며 “원화의 실효환율은 지난해 대비 약 4.5% 절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기업들은 엔화를 회피하고 있다. 한국 기업이 외국에 상품을 수출할 때 엔화로 물건값을 받는 비중은 2.7%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92년 이래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원·엔 환율은 당분간 800원대 후반에 머물 전망이다. 이번주 FOMC와 일본은행(BOJ) 통화정책 회의가 예정돼있지만 별다른 내용이 나오지 않으면서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중은행의 다른 외환 딜러는 ”달러 강세 재료가 나오지 않는 이상 당분간 원·달러는 1070원선에서, 원·엔은 800원대 후반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대호 현대선물 연구원은 “유동성 유입이라는 특이한 문제가 있기 때문에 원·엔 환율문제는 계속 부각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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