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이 中증시 직접 챙긴대’…돌아온 외국인들

中 증시, 부양책 본격화 기대에 급등
中 당국 “공매도 엄중 처벌”…국영투자사는 “ETF 산다”
中 본토·홍콩 증시 최대 5%대 상승, 외인 투자자도 ‘사자’
“부양책 이어지면 주가 상승” vs “경제 회복세 약해 부담”
  • 등록 2024-02-06 오후 5:36:16

    수정 2024-02-07 오전 7:49:16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침체를 면치 못하던 중국 증시가 모처럼 급등했다. 중국 당국의 본격적인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북돋운 영향이다. 중국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에 떠나갔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다시 유입됐으며 중국 기업들도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가 방어에 나섰다. 다만 중국 경기 침체라는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어 상승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도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22년 이후 최고 상승폭” 모처럼 반등한 증시

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심천종합지수는 전거래일대비 각각 3.32%, 5.14% 오른 2789.49, 1506.79로 거래를 마쳤다.

중국 대표 벤치마크 지수인 CSI300지수는 이날 3.48% 올랐다. 이날 CSI300지수 상승폭은 2022년 11월 1일(3.58%) 이후 약 15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홍콩 증시에서도 항셍지수와 홍콩H지수는 전거래일대비 4~5%대 강세를 보였다.

그동안 중국 증시는 경기 침체 속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과 부동산 시장 부진, 달러 강세에 따른 중국 위안화 약세 등 대내외 문제가 복합 작용하면서 꾸준히 하락했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불투명한 증시 전망을 이유로 중국에서 빠져나갔다.

전날까지만 해도 CSI300지수는 작년말대비 6.7% 하락했으며 항셍지수는 같은 기간 8.9% 떨어졌다. 한국에서는 홍콩 증시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 같은 파생 상품을 판매하고 있어 투자자 손실 우려가 커지기도 했다.

이날 중국 증시가 반등한 이유는 중국 정부 차원의 부양 의지가 수차례 언급됐기 때문이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는 지난주 일정 기간 주식 대여를 금지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공매도 제한 조치를 발표한 데 이어 이날에는 시세 조작과 악의적인 공매도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엄중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또 대주주가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담보로 제공하는 주식과 관련해 리스크를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이는 불법 공매도 등 시장을 교란하는 세력에 대한 처벌과 담보 주식에 대한 관리 방침을 관리함으로써 시장 안정을 도모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중국 국영 투자사인 센트럴휘진이 중국 주가연계지수(ETF) 투자를 늘리겠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CSRC도 센트럴휘진이 ETF 보유 규모와 강도를 계속 늘리는 것을 확고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최근 외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2조위안(약 370조원) 규모의 증시 안정화 기금 조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시 안정 기금 투입은 대부분 국영 투자사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센트럴휘진의 투자가 이와 연관될 수도 있다는 추측이다.

여기에 블룸버그통신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빠르면 이날 금융 당국으로부터 금융시장에 대해 브리핑을 받고 정책 계획을 업데이트할 예정이라고 밝혀 부양책 발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로이터는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 주식 135억위안(약 2조4900억원)을 사들였는데 이는 올해 최대 일 순매수 기록이라고 전했다.



◇시진핑까지 나설 조짐, 주가 부양 의지 드러내


중국 정부는 그동안 주가 하락에 대응해 공매도 규제 같은 다양한 조치를 내놨지만 본격적인 부양책이 나오지 않아 시장 신뢰를 얻지 못했다. 최근 인민은행의 지급준비율(RRR·지준율) 인하도 시중 유동성 공급 효과는 있지만 대출을 늘리는 방안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주가 상승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전날 로이터 보도에서는 주가 하락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최근 미국 대사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찾아가 주식 시장에 대한 불만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지난달 22일 회의를 열어 강도 높은 시장 안정책을 주문한 이후 주가 부양에 대한 의지를 연이어 나타내고 있다. 2조위안의 증시 안정 기금 투입설이 나온 것도 이때 무렵부터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당국의 잇따른 발표와 시 주석의 브리핑 소식은 주가 하락에 따른 주식 시장에서의 막대한 손실을 막아야 한다는 중국 정부의 시급함을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증시 부양 조치가 지속 확대될 경우 당분간 상승세는 이어질 수 있단 판단이다. 중타이증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리쉰레이는 중국 경제 매체 이차이와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 펀더멘털은 꾸준한 회복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휘진(의 ETF 매입은) 중국 시장 가치회복을 주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증시가 완연한 회복 국면에 진입하기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은 지난해 소비자물가가 0.2% 상승하는 데 그치는 등 극심한 수요 부진을 겪고 있다. 지난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기준치를 밑돌며 경기 위축 국면을 이어가기도 했다.

JP모건 자산운용의 글로벌 시장 전략가인 마르셀라 차우는 블룸버그에 “현재 중국 시장은 경제 회복에 대한 보다 명확한 신호를 찾고 있지만 기대치는 여전히 매우 낮다”며 “시장과 투자자들은 여전히 약한 경제 회복세와 씨름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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