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사건' 연루 큐브스 前 대표, 1심서 징역 3년

이른바 '경찰총장' 윤 총경에 미공개 정보 흘리고
주식인수 명분으로 회사돈 지출해 돌려받는 횡령도
法 "공정성 신뢰 훼손하고 선의의 투자자에 피해"
  • 등록 2020-09-15 오후 4:08:15

    수정 2020-09-15 오후 4:08:15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이른바 버닝썬 사건에 연루된 ‘경찰총장’ 윤모 총경에게 주식매수를 위한 미공개 정보를 제공하고, 회사자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정모 전 큐브스(현 녹원씨엔아이) 대표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이데일리DB)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3부(재판장 권성수)는 15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정 전 대표의 1심 선고공판에서 정 전 대표에게 징역 3년과 벌금 5억원을 선고했다.

정 전 대표는 지난 2014년 주식 인수대금 명목으로 회삿돈을 지출했다가 돌려받는 등 수법으로 총 5회에 걸쳐 40억여원을 횡령하고, 큐브스의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허위공시한 혐의로 지난해 기소됐다. 윤 총경에게 큐브스의 호재 또는 악재 등 미공개 중요 정보를 미리 알려줘 주식을 매수·매도하도록 한 혐의도 함께 받았다.

재판부는 일부 횡령과 미공개 중요 정보를 타인에게 제공한 자본시장법 위반을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정 전 대표는 사실상 무자본 M&A 방식으로 코스닥 상장법인을 인수한 후 회사 자금을 횡령하고 회사를 운영하며 사기적 부정거래를 하거나 회사의 미공개 중요 정보를 타인에게 제공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며 “자본시장법 위반 행위는 주식시장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고 선의의 일반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횡령과 관련해서 16억여원을 유죄로 인정하면서 “횡령금액 중 유죄로 인정된 부분은 16억원 정도인데 이에 대한 회복이나 변제도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공개 중요 정보을 윤 총경에 제공한 혐의를 두고는 “윤 총경은 2017년 3월 9일 아침 미공개 중요 정보인 감자 소식을 듣고 주가하락을 우려해 매도했다”며 “그리고 다음날 윤 총장은 장마감 전까지 주식을 다시 매수하려고 노력했고 그 사이 윤 총경의 투자의사에 영향을 미친 것은 정 전 대표로부터 들은 유상증자 정보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미공개 정보를 인식한 상태에서 거래한 경우, 그 거래가 전적으로 미공개 중요정보 때문에 이뤄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거래를 하게 된 요인 중 하나로 인정되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거래했다고 봐야 한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나머지 23억여원 상당의 횡령과 허위공시 대부분은 무죄로 판단했다.

한편 윤 총경은 올해 4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정 전 대표와 관련해 윤 총경은 정 전 대표의 고소 사건을 무마해주는 대가로 수천만원대 주식을 수수한 혐의와 함께 앞서 정 전 대표가 제공한 미공개 중요 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한 혐의도 함께 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우선 알선수재 혐의와 관련 “알선의 대가, 명목으로 받은 주식을 실제 수수했는지 의문이 들고 어떤 알선을 했는지도 보이지 않는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거래한 자본시장법 위반에 관련해서도 “미공개 정보라 하기 어려운 것들이 있고, 실제 피고인이 이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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