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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베이징=김대웅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달 초 만나 양국간 문제를 비롯한 동북아 현안에 대해 논의한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두달여 만에 이뤄지는 첫 만남이다. 우리로서는 북핵과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으로 꼬여 있는 한반도 문제에 대한 해법이 나올지가 최대 관심이다.
백악관 “회담 주요 목적은 한반도 긴장 완화”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두 정상 간 회동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아직 날짜를 발표할 준비가 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미·중 정상회담의 일자와 의제 등은 오는 18~19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하지만 CNN 등 미국 언론은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정상회담이 다음달 6~7일 이뤄지며 장소는 마라라고 리조트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곳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후 함께 골프를 치면서 유명해진 장소다. 다만 현재 계획은 잠정적인 일정일 뿐이고 아직 시 주석과의 공식 정상회담 일정도 구체적으로 확정되지는 않았다.
절대권력 굳히기 나선 시진핑, 정상회담 성사 노력
아직 중국 정부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이지만 베이징 외교가에 따르면 중국은 미중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최근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지난 수주간 중국 정부가 미국에 정상회담을 계속해서 요구해 왔다고 전했다. 올 하반기 19차 당대회를 통해 2기 집권을 앞두고 절대 권력 굳히기에 나서고 있는 시 주석이 미국과 갈등 일변도로 나아가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보다 트럼프 대통령과 힘을 모아 각국의 현안을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보이고자 하는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외교가에서는 보고 있다.
한반도 문제해결 실마리 찾을까
백악관 대변인이 밝혔듯 두 정상의 만남에서 한반도 문제는 가장 중요한 현안이 될 전망이다.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부지 결정을 계기로 중국이 한국에 대한 거센 보복 행위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도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으로서도 한국과의 갈등 양상이 장기화될 경우 득보다는 실이 많을 수밖에 없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문제와 관련해 한반도 사드 배치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한 뒤 시 주석의 의견을 구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 시 주석이 어떠한 입장을 내놓느냐에 따라 향후 사드 정세의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베이징 외교소식통은 “중국은 사드 문제의 당사자가 한국이 아닌 미국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양국 정상회담이 순조롭게 흘러갈 경우 사드 문제가 전격적인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일단 18일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중국 순방에서 어떠한 접점을 찾을지가 관건이다. 정상회담의 정확한 일자와 의제가 모두 틸러슨 장관의 중국 순방에서 논의 후 결정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