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반지 한돈에 50만원 돌파…美 '빅컷'후 금값 랠리

[국내 순금 가격 연일 최고가]
26일 기준 순금 시세 48만 4000원
전달比 7.3%, 연초比 31.4% 뛰어
국제 금값도 연일 최고가 경신 중
"투자비중 늘려가도 분할매수 추천"
  • 등록 2024-09-26 오후 6:20:43

    수정 2024-09-26 오후 7:02:21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빅컷(0.50%포인트 인하)’을 단행한 후 금값이 천장을 뚫고 있다. 금값이 국내외에서 매일 최고가를 써내려 가고 있는 가운데 단기 변동폭에 유의해 투자에 임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26일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순금(24k·3.75g)을 살 때 가격은 48만 5000원으로 전날보다 1000원 올랐다. 한 달 전(8월 26일) 대비 3만 3000원(7.3%), 연초(1월 25일) 대비로는 무려 11만 6000원(31.4%)이나 뛰었다. 이날 기준 금거래소에서 판매하는 ‘순금 돌반지(아기천사·3.75g)’의 가격은 51만 9000원을 나타냈다.

국제 금 가격도 무섭게 상승 중이다. 26일(현지시각) 외신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이날 오전 2시께 기준 전장 대비 0.2달러(0.01%) 오른 트로이온스 당 2684.90달러에 거래됐다. 사상 최고가를 또다시 경신했다.

미국발 금리 인하기가 시작됐고, 중동 지정학적 불안 요소가 커지면서 대표 안전자산 금의 투자 매력이 커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금리가 하락하면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커지는데 금은 보통 인플레이션의 ‘헤지’ 수단이 된다. 미국 금리 인하는 달러 약세로 이어지며, 이 역시 달러로 표시되는 국제 금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또한 각 나라 중앙은행이 금을 대거 매수하고 있는 점도 금값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2022년부터 금을 꾸준히 담고 있다. 중앙은행들은 올해 상반기 금 483t을 샀는데 이는 상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다.

전문가들은 올해 4분기와 내년에도 금 가격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금리, 달러화 가치의 하향 안정화가 금값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고 중국 인민은행 등 중앙은행의 매수세가 계속 이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옥지회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 등 현재 수준의 가정이 지속한다면 올해 금 가격은 2750달러까지 상승을 시도할 것이다”며 “4분기 금 소매 강국인 인도의 결혼식 시즌이 도래하면서 전통적으로 금 수요가 높아지는 기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 상승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1분기 평균 금 가격은 2850달러로 전고점을 경신한 이후 높아진 가격을 한동안 유지하면서 2분기 2800달러, 3분기 270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옥 연구원은 예상했다.

금값이 장기적 우상향을 그려온 것은 맞지만 단기적으로는 폭락과 반등을 거듭해 온 양상이 있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최근 금값이 폭등했다고 과도하게 주워담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얘기다.

김도아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 PB팀장은 “금이 장기적으로 연 7%가량 수익을 내는 안전자산이고 최근 가격이 아주 높은 것도 사실이지만 가격 변동폭도 심한 편이다”며 “더 뛸 것 같다고 지금 많이 담기보다 자산 포트폴리오상 비중을 5~10% 정도를 유지하는 분할 매수 전략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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