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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지난 20일 인터넷 홈페이지 공고를 통해 향후 한국과 미국에서 수입되는 태양광 폴리실리콘에 대해 현재와 같은 반덤핑관세를 계속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예정 부과 기간은 향후 5년간이다. 국내에선 한화솔루션(한화케미칼)과 OCI가 해당되며 관세율은 각각 8.9%, 4.4%다.
중국은 2014년부터 한국산 폴리실리콘에 반덤핑관세를 부과해왔다. 한국산 제품이 중국내 태양광 업계에 덤핑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판단에 반덤핑관세로 사실상 무역규제를 건 것이다. 이에 국내 업계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중국의 반덤핑관세 조치 일몰을 앞두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적극적으로 중국 정부에 입장을 전달해왔다. 산업부는 한국산 폴리실리콘이 중국내 산업에 피해를 주지 않고 있고 덤핑 재발 우려가 없다는 의견을 지난해 9월 현지 공청회에서 공식적으로 전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업계와 정부의 노력에도 중국 상무부는 반덤핑관세 조치를 현행 그대로 유지했다. 국내에서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업체는 한화솔루션과 OCI 2곳뿐이다. 중국의 이번 조치에 국내 업계의 실망감도 상당한 모습이다.
한화솔루션은 연간 1만5000t 규모의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 폴리실리콘 시장이 중국 주도의 공급과잉 상황으로 변하고 업황이 악화하자 최근 들어 가동률을 하향 조정하고 있는 상태다.
전 세계 3위 규모의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고 있는 OCI는 앞날이 더 어둡다. OCI 측은 중국의 반덤핑관세 연장 결정을 두고 “(보수적으로 전망했던 것에 비해)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우리 업계 입장에선 당연히 좋지 않은 소식”이라고 밝혔다. OCI는 국내에서 생산하는 폴리실리콘 전량을 중국으로 수출하고 있는만큼 현지 정부의 정책에 따라 실적이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태양광시장조사업체 PV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고순도(9N/9N+) 폴리실리콘 가격은 kg당 7.12달러로 전주대비 0.14% 하락했다. 사상 최저치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폴리실리콘의 손익분기점인 kg당 12~13달러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문제는 올해 폴리실리콘 시장 회복을 이끌 뾰족한 요인이 없다는 것. 사실상 국내 업체들은 올해도 울며 겨자먹기로 ‘버티기전략’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중국 무역규제라도 좀 완화됐으면 긍정적 요인이 생겼을텐데 국내 업계 입장에선 답답한 상황이 매번 이어지고 있는 형국”이라면서 “다만 셀·모듈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한화솔루션은 미국, 유럽 등으로 셀·모듈 판매가 늘면서 폴리실리콘 사업 부진을 상쇄할 수 있는반면, OCI의 경우 오롯이 폴리실리콘 사업만 하고 있는터라 더 앞이 캄캄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