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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수업 중에 “일제 위안부는 자의 반 타의 반 매춘”이라고 말해 논란을 빚고 있는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학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잘못한 게 없는 만큼 사과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위안부가 강제동원된 것 아니냐는 학생의 질문에 ‘궁금하면 해 볼래요?’라며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34년 강의 중 문제된 건 처음이라는 류석춘…“희한하게 일이 꼬여”
25일 연세대 학보사 연세춘추에 따르면 류 교수는 전날 연세춘추와의 인터뷰에서 “‘궁금하면 (학생이) 한 번 해볼래요?’ 라는 말에서 ‘조사를’이라는 목적어를 쓰지 않았을 뿐인데 ‘매춘해 볼래요’라는 말로 해석하고 나를 파렴치한 인간으로 몰고 가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학생 입장에서 충분히 그렇게 느낄 수 있었다’는 반박에 류 교수는 “그렇게 느꼈다면 할 말이 없다”면서도 “의도하지도 않은 말을 바꿔 해석하고 모욕감을 느꼈다니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라며 사과 요구를 거부했다.
교수와 학생 간 권력 위계가 존재하는 강의실에서 그런 발언을 한 것이 문제라는 지적에 그는 “나는 학생에게 교수의 권위를 내세우는 편이 아니다“라며 ”학생들과 큰 갈등 없이 34년간 강의했지만 이번에는 희한하게 일이 꼬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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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류 교수는 연세대가 학문의 자유를 보호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류 교수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과 세월호 사건을 언급하며 “(이 사건들을) 조금이라도 다른 시각에서 얘기하면 민족 반역자 취급을 받는다. 위안부도 마찬가지”라며 “새로운 의견이 나오면 그걸 말할 수 있어야 하는데 학문적 담론으로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문제의 발언이 녹음된 강의 내용이 유출된 데 대해서도 류 교수는 ‘비열한 방법’이라며 강하게 불만을 나타냈다. 류 교수는 “내가 위안부 문제에 다른 생각을 하고 있어 나를 때려잡아야 한다는 구도가 형성됐다”며 “이는 또 다른 방법으로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류 교수는 문제가 된 ‘발전사회학’ 수업에 대해 강의 중단 조치가 내려진 것과 관련해 “잘못한 것이 없는데 왜 강의를 못하게 하는지 이해가 안 되지만, 규칙이 그렇다고 하더라”며 “오는 30일 조사를 위해 교원인사위원회 출석을 통보받았다”고 언급했다.
류 교수는 일본 극우 인사의 돈으로 출연한 재단이 출연한 ‘아시아연구기금’의 사무총장을 지낸 바 있다.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인 사사카와 료이치가 도박 자금으로 일본재단을 세웠고, 학술 교류와 연구 명목으로 일본재단이 연세대에 약 100억원을 출연해 만든 것이 아시아연구기금이다.